팬들의 환호성도 ‘어썸’이었다. ‘어썸킴’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금의환향했다.
김하성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팀 코리와의 스페셜매치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김하성은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앞서 선두 잰더 보가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팀 코리아 선발 문동주의 제구 난조를 틈 타 3타자 연속 볼넷을 골라낸 터. 고척스카이돔을 메운 국내 팬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두고 돌아온 고척의 왕이 2020년 이후 약 4년 만에 등장하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김하성 또한 문동주 상대로 2B-0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고, 3구째 94.1마일(151km) 포심패스트볼을 힘껏 받아쳤지만 빗맞으며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1-0으로 리드한 3회 2사 1루였다. 선두 타티스 주니어의 내야안타에 이어 크로넨워스가 야수선택, 매니 마차도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
김하성은 바뀐 투수 원태인 상대로 1B-2S 불리한 카운트에 처했지만 4구째 90.7마일(145km) 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크로넨워스가 2루를 거쳐 3루로 이동하는 사이 2루를 잠시 노려봤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귀루했다. 이후 주릭슨 프로파가 풀카운트 끝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득점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하성은 여전히 1-0으로 리드한 5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이번에는 우완 신민혁을 만나 2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연속 파울에 이어 6구째 88.1마일(141km) 높은 포심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닝 종료.
마지막 타석은 1-0으로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찾아왔다. 최준용을 만나 0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92.1마일(148km) 포심패스트볼을 노렸지만 2루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인 최초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답게 수비 또한 견고했다. 메이저리그 간판 내야수 보가츠를 밀어내고 야전사령관인 유격수 포지션으로 복귀해 파드리스 내야수들을 리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책 없이 깔끔하게 타구를 처리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였다. 야탑고를 나와 2014년 신인드래프트서 넥센 2차 3라운드 29순위로 입단해 2년차인 2015년 타율 2할9푼 19홈런으로 이름 석 자를 알렸고, 빠른 성장과 함께 2018년부터 3년 연속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김하성은 공격, 주루는 물론 수비까지 안정적인 호타준족 내야수였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입성, 3년차인 지난해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해 팀 내 없어서는 안 될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샌디에이고의 주전 리드오프를 맡아 152경기 타율 2할6푼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의 커리어하이를 썼는데 아시아 최초 20홈런-40도루에 도전했을 정도로 기세가 드높았다.
김하성은 견고한 수비력까지 뽐내며 2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유틸리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 아시아 두 번째 골드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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