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막 쳤다".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김도영(20)이 3안타를 터트리며 개막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2번타자 겸 3루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3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의 14-4 승리를 이끌었다. 우려했던 개막전도 완벽한 몸으로 출전한다.
1회 첫 타석부터 경괘했다. 1사후 김민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트리고 가뿐히 도루도 성공시켰다. 2사후 최형우의 좌전안타때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3회도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출루했다. 4회는 1사1,2루에서 잘맞은 3루 땅볼을 때렸다. 상대송구실책으로 기록되면서 안타와 타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네 번째 타석에서는 장타가 나왔다. 왼쪽 관중석으로 커다란 파울홈런을 날리더나 곧바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려 2루주자를 불러들였다. 자신도 고종욱의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세 타석 출루해 모두 홈을 밟는 등 2번타자 노릇을 제대로 펼쳤다. 올해 시범경기 3안타는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1월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APBC(아시아프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4개월짜리 중상을 입었다. 개막전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젊은 선수답게 경이적인 회복속도를 보였고 캠프 막판부터 타격훈련을 시작했고 시범경기에 정상출전했다.
전날까지 20타수 4안타(.200)에 그쳤지만 이날 3안타를 쳐내 타율을 2할9푼2리까지 끌어올렸다. 뒤늦은 실전에서 모자란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서두른 것이 전날까지 부진한 이유였다. 그래도 지난 12일 한화에 돌아온 괴물 류현진과의 대결에서는 초구 적시타와 직선타를 터트리는 등 특유의 승부욕도 드러냈다. 당시 류현진은 "배트 컨트롤을 잘한다"고 특별칭찬을 했다.
경기후 김도영은 "공은 되게 잘 보였는데 마음에 드는 타격을 못했다. 어제 경기 끝나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아프다보니 많이 치고 싶은 생각에 존도 없이 막 쳤다. 기계볼을 치면서 내 존을 찾은 것 같다. 이제는 남은 경기에 최대한 존에 신경쓰면서 해볼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년에 비하면 타격훈련량이 50% 정도했다. 지금은 타격감이 많이 올라왔다. 타격하는데 울림도 전혀없다. 시즌에 가깝게 돌아오고 있는 것 같아 만족한다. 개막을 정상적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ABS(자동볼판정시스템)는 아직 적응이 되지 않지만 나쁜 공까지 건드리다 보면 내 밸런스가 무너질 것 같다. 루킹 삼진을 먹더라도 내 존만 신경써서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류현진의 칭찬에 대해 "그냥 못 친다고 할 수 없으니까 잘 친다고 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시즌에 만나면 또 어떨지 많이 궁금하다. 그때보다 더 긴장하고 타석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상대했을 때 진짜 몰입했다. 시즌의 실전 경기라고 생각했다. 날씨가 추운데도 볼이 진짜 좋았다. 구종들이 완벽했다. 확실히 달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류현진은 롯데와 시범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