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미너는 괜찮을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29)가 숙제 하나를 안고 시범경기를 마쳤다.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동안 75구를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팀 14-4 승리를 이끌었다. 무난한 투구였지만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초반은 위력적이었다. 1회초 150km가 넘는 직구를 앞세워 삼진 2개를 포함해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다. 2회도 1사후 로하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문상철 1루 파울플라이, 천성호는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앞선 11일 대전 한화전 4이닝 퍼펙트의 위용이 이어졌다.
그러나 3회초 선두타자 강현우와 8구 접전끝에 좌전안타를 맞았다. 김상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배정대에게 던진 초구가 몰리며 좌월 2루를 맞고 2,3루 위기에 몰렸다. 김민혁의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내주었다. 다음타자 황재균은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고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4회도 선두타자 박병호의 빗맞은 중전안타에 이어 로하스에게 중견수 앞 총알안타를 허용했다. 폭투까지 범해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문상철의 유격수 땅 볼때 한 한점을 허용했다. 천성호의 빗맞은 타구를 처리하다 1루 송구가 늦어져 살려주었다. 강현우와 김상수를 모두 외야뜬공으로 잡았다. 투심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으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정타 타구들이 나왔다.
5회도 등장해 대타 안치영에게 투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맞았다. 김민혁을 헛스윙 삼진처리했고 이호연은 2루 땅볼로 잡았다. 잘맞은 타구가 김선빈의 정면으로 굴렀다. 이어 박병호는 유격수 뜬공으로 유도하고 승리요건을 채웠다. 최고 152km짜리 직구와 투심을 중심으로 체인지업 커터, 커브, 슬라이더 등을 다양하게 구사했다.
앞선 한화전에서는 4이닝을 40구로 막으며 위력을 떨쳤다. 154km를 찍기도 했다. 이날은 50구를 넘기고 타순이 두바퀴가 돌면서 타자들의 방망이에 걸리는 모습이었다. 크로우는 메이저리그에서 2021년 풀타임 선발로 뛰었으나 이후 불펜으로 보직을 바뀌었다. 작년 어깨이슈로 5경기 9⅔이닝만 던졌다.
예열을 마친 크로우는 오는 23일 광주에서 펼쳐지는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리그 개막전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선발투수는 최대 100구까지는 던진다. 다만 첫 경기라 많은 투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5이닝 이상, 80구 정도는 책임져야 한다. 그 스태미너를 개막전에서 증명해야 한다.
아울러 힘을 배분하는 투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후 이범호 감독은 "크로우가 오늘 실점하기는 했지만 강한 팀을 만나서 본인의 몫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투수코치와 상의해서 오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복기하고 시즌을 잘 준비해줄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크로우는 "오늘은 커브를 많이 던졌다.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피기 위함이었고, 정규 시즌에서도 필요한 상황에서 많이 던지려고 한다. 오늘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던졌고 실점도 했는데, 모두가 완벽하게 던질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상황에서 실점을 최소화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컨디션은 많이 올라온 상태이다. 몸 상태도 트레이너 파트에서 잘 관리해 줘서 좋다. 개막 전 마지막 등판이었는데, 정규 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 시범경기임에도 많은 팬들이 응원을 보내주셔서 놀랐다. 곧 개막인데 더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지는 것이 기대가 되고 꼭 승리해서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