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아리엘 후라도(28)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를 완벽하게 잡아내며 ‘오타니 킬러’의 면모를 이어갔다.
후라도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4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1회초 선두타자 무키 베츠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낸 후라도는 오타니 쇼헤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하지만 프레디 프리먼에게 4구 시속 92.2마일(148.4km) 직구를 던졌다가 솔로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서 윌 스미스는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맥스 먼시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후라도는 2회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제이슨 헤이워드의 1타점 2루타와 개빈 럭스의 1타점 진루타로 2회에도 실점을 내줬다. 베츠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들어진 1사 1, 3루 위기에서 오타니를 만난 후라도는 이번에도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1회 홈런을 허용했던 프리먼은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힘겹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 선두타자 스미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후라도는 먼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에르난데스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아웃맨은 배트가 부러지며 빗맞은 타구가 나왔지만 야수들이 잡지 못하면서 1타점 적시타가 됐다. 헤이워드와 럭스는 각각 유격수 뜬공과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후라도는 4회 선두타자 베츠와 대타 헌터 페두시아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프리먼에게는 우익수 이형종의 아쉬운 수비로 2루타를 헌납했지만 스미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투구수 81구를 기록한 후라도는 5회 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지난 시즌 키움에 입단한 후라도는 30경기(183⅔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며 키움 2선발로 활약했다. 에이스 안우진이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시작한 올 시즌에는 후라도가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한다.
2018년과 2019년 텍사스에서 뛰었던 후라도는 메이저리그 통산 3시즌 45경기(181이닝) 12승 16패 평균자책점 5.97을 기록했다. 빅리그 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유독 오타니와의 맞대결이 많았다. 후라도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이 상대한 타자가 바로 오타니다. 통산 22번 맞대결을 벌여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 1타점 3삼진 OPS .455를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후라도는 이날 경기에서도 오타니는 완벽하게 제압했다. 첫 타석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91.8마일(147.7km) 싱커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볼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뒤 91.2마일(146.8km)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자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OPS .922,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다. 지난해 타자로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2021년에 이어서 2번째로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만장일치 MVP를 두 번이나 받은 것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다.
후라도는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 오타니를 상대로는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