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해다오".
KT 위즈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33)가 개막전 예열을 완벽하게 마쳤다.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을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5-4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전 쿠에바스의 최근 컨디션에 대해 "잘 던지고 있다. 작년과 똑같이 던진다"며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작년보다 더 잘해야한다. 작년보다 3승을 더해야 한다"고 목표 승수를 15승까지 주문했다. 그만큼 에이스로 믿음직하다는 것이다.
원래는 17일 경기(KIA 광주) 등판예정이었다. 일요일 마지막 등판을 하고 5일 간격으로 23일 개막전에 등판하는 수순이었다. 선발을 위한 마지막 조정일이었다. 그러나 광주지역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자 하루를 앞당겼다. 쿠에바스도 "6일 간격 등판도 괜찮다"고 마운드에 올랐다.
압도적 투구였다. 최형우와 이우성이 빠졌지만 KIA 타자들이 꼼짝 못했다. 4회 2사까지 노히트였다. 2회 1사후 소크라테스의 뜬공을 유격수가 잡지 못해 실책으로 1루를 밟았을 뿐이었다. 나성범에게 우중간 2루타에 이어 소크라테스에게 2루 내야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으나 이창진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5회도 가볍게 세 타자를 범타로 요리하고 등판을 마쳤다. 최고 151km짜리 포심과 투심을 중심으로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섞어 65구를 던졌다. 볼끝의 움직임이나 힘에 밀려 제대로 맞은 타구는 나성범의 2루타 하나였다. 2경기에서 9이닝 1실점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평균자책점 1.00의 기세로 개막전 선발출격에 나선다.
쿠에바스는 작년 시즌 중반에 다시 복귀하더니 눈부신 투구로 팀을 정규리그 2위에 끌어올렸다. 12연승의 쾌속질주였다.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을 한다기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수술도 않고 재활로 완치를 했다. 얼른 재계약해서 데려왔다. 타구단도 입질했으나 KT 인연을 소중하게 여겼고 친정으로 돌아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훈련을 잘 소화했고 작년 구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쾌조의 구위를 과시하고 정규리그 승리 사냥에 나선다. 이 감독은 작년 도중에 재입단해 12승을 거둔만큼 개막전부터 시작한다면 15승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전반적으로 쿠에바스의 공이 정말 좋았고, 시즌 개막에 맞추어 몸을 잘 준비한 것 같다"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후 쿠에바스는 "올 시즌 승리에 집착하기 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목표다. 어떤 경기가 되든 스트라이크 존을 잘 공략하고, 모든 경기를 꾸준한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내게 기대를 걸어주셔서 감사하다"고 15승 주문에 응답을 했다.
이어 "오늘 몸 상태가 거의 100%까지 올라온 것을 느꼈다. 정규시즌에는 100% 수준으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시즌 끝까지 건강을 유지한 것이다. 한국시리즈까지 긴 여정이 남아있다. 내 머릿 속에는 한국시리즈 생각밖에 없다. 선수단 모두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모습을 끝까지 보여준다면 시즌 말미 더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