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사이영상 수상자가 FA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천하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게릿 콜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토미 존 수술을 피한 뉴욕 양키스도 블레이크 스넬(32)에게 시큰둥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5일(이하 한국시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콜이 토미 존 수술을 피했으며 10~12주 안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명한 스포츠 정형외과 전문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기 위해 LA로 이동한 콜은 검사 결과 팔꿈치 척골 측부인대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휴식과 재활 프로그램을 밟으면 콜은 5월말이나 6월 중 빅리그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콜은 지난 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를 마친 뒤 오른쪽 팔꿈치 통증 느끼며 이탈했다. 토미 존 수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양키스에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지만 재활로 치료가 가능한 수준이라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개막 이후 2개월 정도 버티면 콜이 돌아올 수 있다.
콜의 부상 이탈로 인해 양키스가 FA 시장에 남아있는 특급 선발 스넬이나 조던 몽고메리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양키스는 두 투수에게 큰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ESPN’은 지난 14일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받은 스넬과 전 양키스 몽고메리 등 아직 계약을 하지 않은 검증된 베테랑들이 있다. 하지만 양키스가 지불해야 할 대가를 생각하면 계약을 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초겨울 양키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영입에 실패한 뒤 스넬에게 6년 1억5000만 달러 계약을 제안했지만 거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양키스는 선발진 보강을 위해 마커스 스트로먼에게 눈길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양키스는 스트로먼을 2년 3700만 달러 FA 계약으로 영입했다.
ESPN에 따르면 현재 양키스의 페이롤은 사치세 최고 한도를 넘어선 상태라 스넬 영입시 연봉의 110%를 사치세로 내야 한다. 만약 연봉 3000만 달러에 스넬을 영입하면 사치세만 3300만 달러로 총 6300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또한 스넬이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상태라 드래프트 지명권도 내줘야 한다.
스넬로선 지난 1월 연초에 양키스의 6년 1억5000만 달러 오퍼를 받아들이지 않은 게 패착이 된 모습. 당시 스넬은 9년 2억7000만 달러를 요구하며 큰 이견차를 보였고,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양키스는 대안으로 스트로먼을 FA 영입하면서 선발 한 자리를 채웠다. 콜의 부상 이탈 변수가 생겼지만 사치세로 인해 두 배로 드는 비용과 드래프트 지명권 소모 등 복합적인 이유로 스넬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스넬은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32경기(180이닝) 14승9패 평균자책점 2.25 탈삼진 234개로 활약하며 NL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받은 뒤 5년 만이자 개인 두 번째 수상. 양대리그 사이영상은 게일로드 페리,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로저 클레멘스, 로이 할러데이, 맥스 슈어저 등 전설적인 투수들에 이어 역대 7번째였다.
FA 시즌에 사이영상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시장 반응은 예상 외로 미지근했다. 14개 구단의 지역 TV 중계권을 갖고 있던 밸리스포츠의 모기업 다이아몬드스포츠그룹 파산 문제로 구단들의 주요 수입원이 불투명해진 시장 상황이 악재로 작용하긴 했다. 하지만 스넬의 기복과 불안정성도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사이영상을 받은 지난해에도 NL 최다 볼넷 허용(99개)으로 제구가 흔들렸다.
보라스는 지난 5일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후 4개 구단이 새롭게 관심을 보였다”며 스넬의 시장 가치가 살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열흘의 시간이 흘렀지만 스넬은 여전히 미계약 상태다. 시즌 개막은 2주도 남지 않았는데 유력 행선지로 꼽힌 양키스마저 시큰둥하다. 이에 따라 또 다른 후보 LA 에인절스행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지만 양키스가 최초 제안한 조건보다 좋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