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시범경기에서 지는 법을 잊었다. 1군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는 백업 내야수 전민재(25)까지 홈런이 터지니 질 수가 없다.
두산 베어스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두산은 시범경기 개막 후 5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 자리를 지켰다. 5승 무패.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무패 행진이다. 반면 3연패에 빠진 KIA는 2승 4패가 됐다.
홈팀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인태(좌익수)-박계범(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이 출격했다.
이에 KIA는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이우성(1루수) 순으로 맞섰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선취점부터 두산 차지였다. 1사 후 라모스, 양의지가 연속 안타, 김재환이 볼넷으로 만루 밥상을 차린 가운데 양석환이 좌익수 방면으로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0의 균형을 깼다.
양 팀 모두 2회 찬스 무산이 아쉬웠다. KIA는 선두 나성범이 우전안타, 김선빈이 중전안타로 2사 1, 2루에 위치했지만 한준수가 유격수 땅볼에 그쳤고, 두산은 2사 후 박계범의 볼넷, 정수빈의 내야안타로 맞이한 1, 2루 기회에서 라모스가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두산 타선이 3회 다시 힘을 냈다. 선두 양의지의 잘 맞은 타구가 우익수 나성범의 호수비에 막혔지만 후속 김재환이 안타를 날리며 다시 분위기를 살렸다. 이후 강승호의 초구 좌전안타로 계속된 2사 1, 2루에서 허경민이 KIA 선발 황동하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 좌중간으로 향하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시범경기 타율 1할1푼1리로 고전하던 허경민의 첫 장타였다.
KIA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성범이 추격의 솔로홈런을 치며 타선을 깨웠다. 나성범은 등장과 함께 두산 선발 최원준의 초구 가운데로 몰린 커브(116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30m. 나성범 역시 시범경기 타율이 1할5푼4리에 그쳐있었지만 마수걸이 홈런으로 시즌 전망을 밝혔다.
KIA 타선이 6회 폭발했다. 선두 박찬호, 최원준이 바뀐투수 박소준 상대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김도영이 헛스윙 삼진, 대타 이창진이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지만 KIA에는 해결사 테스형이 있었다. 2사 1, 2루에서 등장한 소크라테스는 바뀐 투수 김호준의 볼 2개를 지켜본 뒤 3구째 높게 형성된 144km 직구를 공략, 우월 역전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9일 창원 NC전 이후 5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한 순간.
두산은 7회를 약속의 이닝으로 만들었다. 선두 조수행이 바뀐 투수 최지민의 초구에 우전안타를 치며 물꼬를 텄다. 이어 조수행이 도루로 2루를 훔친 가운데 장승현이 우익수 앞으로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장승현이 도루실패, 박준영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은 상황. 영웅은 그 때 탄생했다. 6회초 대수비로 출전한 전민재가 최지민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가운데 직구(146km)를 받아쳐 좌월 역전 솔로홈런으로 연결한 것.
전민재는 대전고를 나와 2018년 두산 2차 4라운드 40순위 지명된 백업 내야수로, 이날 전까지 1군 홈런이 ‘0’이었다. 그런 그가 벼락같은 홈런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은 선발 최원준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박소준(⅔이닝 2실점)-김호준(⅓이닝 1실점)-최준호(1이닝 무실점)-이영하(1이닝 무실점)-김택연(1이닝 무실점) 순으로 감각을 점검했다.
KIA 선발 황동하는 3이닝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렸다. 이어 곽도규(1⅓이닝 무실점)-윤중현(1⅔이닝 무실점)-최지민(1이닝 2실점)-전상현(1이닝 무실점) 순으로 나왔다.
두산은 16일부터 인천에서 SSG와 시범경기 주말 2연전을 치른다. KIA는 홈에서 KT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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