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새로운 에이스가 되어야 할 로버트 더거의 시범경기 첫 등판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더거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홈 팬들 앞에서 처음 인사를 한 더거는 1회부터 흔들렸다. 실책이 끼어있었지만 실점했다. 1회 선두타자 김혜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로니 도슨에게 볼넷을 내보냈다. 김휘짐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최주한에게 다시 볼넷을 내줘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때 키움의 더블스틸 때 포수 조형우의 3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선제 실점했다. 그러나 임지열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2회초 선두타자 김동헌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송성문을 삼진 처리한 뒤 이형종에게 1루수 왼쪽 내야안타를 내줬고 이재상에게 볼넷을 허용, 1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김혜성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홈에서 3루주자를 아웃시켰고 도슨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했다.
3회초에도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휘집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최주환에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3루타를 허용해 순식간에 추가 실점했다. 계속된 무사 3루에서 임지열을 3루수 땅볼 처리했지만 김동헌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3실점 째를 기록했다. 결국 더거는 3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강판됐다. 투구수는 61개였다.
더거는 올해 SSG와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더거는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18라운드 전체 537순위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빅리그 무대까지 밟았다. 통산 4시즌(2019~2022년) 27경기(86⅔이닝) 7패 평균자책점 7.17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고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29경기(146⅓이닝) 7승 10패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43) 1위를 차지했다.
이숭용 감독은 “더거는 코칭스태프와 함께 영상을 봤을 때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공격적이고 템포도 빠르고 구종이 다양하다”라고 더거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어 “더거는 팀에 적응하는 모습도 그렇고 팀원들과 같이 어울리는 모습, 실력, 인성을 봤을 때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 내가 볼 때 아프지만 않는다면 10승 이상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수라고 본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영수 투수코치도 “더거는 디셉션 동작과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았다.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유형의 커브가 인상적이라는 타자들의 평이 있었으며, 대처하기 까다로운 변화구를 가졌다”라며 더거의 성공을 예상했다.
2022년 메이저리그에서 직구 평균 구속이 89.4마일(143.9km)에 머물렀던 더거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구속 향상의 비결에 대해 더거는 “작년이 큰 도움이 됐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선발투수로 꾸준하게 루틴을 지키고 어떤 날짜에 던지는지 알고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영향을 줬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무대는 또 달랐던 것일까. 아니면 다소 추운 날씨때문이었을까. 일단 이날 패스트볼 구속은 140km 중후반대를 형성했지만 만족스러운 구위와 제구라고 볼 수는 없었다.
일단 더거는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 내용을 선보이면서 우려를 낳았다. 앞으로의 시범경기를 더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경기는 SSG가 4-5로 패했다. 더거의 3실점이 초반 분위기를 내준 요인이었다. SSG가 1회초 선제 실점했지만 2회말 1사 후 고명준 박성한의 연속 볼넷, 전의산의 1루수 땅볼로 2사 3,3루를 만들었고 안상현의 2타점 적시타로 2-1로 역전했다.
하지만 3회초 더거가 2실점을 했고 계속된 2사 2루에서 이형종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2-4로 끌려갔다. 4회초에도 임지열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2-5가 됐다.
5회말 1사 1,3루에서 한유섬의 중전 적시타로 1점, 7회말 최지훈의 솔로포로 4-5까지 추격했지만 동점과 역전까지는 실패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