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경기도 없는데, 굳이…”
이정후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1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의 성적을 남기고 교체됐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 OPS .945로 다시 상승했다.
1회에는 전형적인 1번 타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신시내티 레즈 선발은 프랭키 몬타스. 이정후는 몬타스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끈질기게 파울로 최대한 많은 투구수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3번째 볼넷. 현지 중계진에서도 이정후의 1회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면서 “이정후가 공을 많이 보면서 전형적인 1번 타자의 면모를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콘포토의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가 이어졌고 호르헤 솔레어의 중전 적시타 때 이정후는 홈까지 파고 들면서 득점까지 성공했다.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나선 이정후. 이정후는 두 번째 투수 에반 크라베츠를 맞이했고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2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까지 이이지지는 않았다.
시범경기였고 또 경기 흐름 자체도 크게 뒤지고 있었다. 15일 휴식일까지 이정후를 푹 쉬게 하고 건강한 상태로 정규시즌을 준비하게끔 하려는 생각이었다. 구단이 이정후를 얼마나 귀중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다시 알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역사상 5번째로 큰 규모의 금액을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에게 안겨줬다.
오버페이라는 세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향한 믿음이 있었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작과 함께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개막전 1번 타자 겸 선발 중견수를 공표했다.
지난달 25일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는데, 이유는 경미한 옆구리 통증이었다. 시범경기 직전 약간의 옆구리 통증을 느끼자 구단은 곧바로 세심한 관리에 돌입했다. 당시 이정후는 “옆구리에 알이 배인 것이다. 감독님이 절대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누가 봐도 알이 배인 수준이다. 한국이었으면 경기를 했을 텐데 여긴 미국이고, 시스템이 다르다”며 “아픈거였으면 (아침에) 말씀드렸을 것이다. 한국에서 이 정도면 당연히 뛰는 것이다. 시즌 중이었으면 무조건 뛰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멜빈 감독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는 이정후에게 절대 휴식을 명령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에 대해 “옆구리에 매우 경미한 통증이 있어 내일 경기에 뛰지 않는다. 지금 시점에서 굳이 무리시켜 상태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시범경기가 약 20일 가량 진행된 현 시점에서도 샌프란시스코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선수를 향한 구단의 특별한 관리다. 아마 계약기간 내내 구단의 극진하고 특별한 대우는 계속될 전망이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에 14년 만의 신인왕을 가져다 줄 인물로 이정후를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타선에 맷 채프먼, 호르헤 솔레어가 영입됐고 투수진에 조던 힉스, 로비 레이 등이 추가됐지만 단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는 이정후다.
MLB.com은 13일, ‘샌프란시스코는 많은 선수를 영입했지만 이정후가 프랜차이즈를 가장 크게 바꿀 선수로 보인다’라면서 ‘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하는 이정후는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 완벽히 들어맞는 선수이고 팀을 깨울 수 있는 선수다’라며 당신이 깨닫기 전에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라면서 이정후의 신인왕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