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괴물 투수’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시범경기에 최고 구속 148km를 뿌리며 프로야구 개막전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때 150km 강속구도 볼 수 있을 듯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지난 등판에서) 류현진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직구가 좋았는데 특히 구속이 생각한 것보다 많이 나왔다.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은 KBO리그 공식 복귀전이었던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수를 62개로 늘린 류현진은 최고 148km, 평균 144km 직구(29개) 중심으로 체인지업(12개), 커브(11개), 커터(10개)를 고르게 구사했다.
특유의 좌우 코너를 찌르는 커맨드와 주무기 체인지업, 커터의 위력이 대단했다. 무엇보다 구속이 최고 148km까지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 7일 자체 청백전 때 찍은 최고 143km보다 5km 더 올랐다. 앞서 2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라이브 피칭 때 최고 139km보다 9km 상승했다. 지난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은 88.6마일로 약 142.6km.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벌써 최고 148km, 평균 144km 구속이 나왔다는 것은 류현진의 준비 과정이 그만큼 순조롭다는 뜻이다. 류현진 본인도 경기 후 “구속이 너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놀란 기색을 보였는데 이를 지켜본 최원호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최 감독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직구 구속이 평균 142km 정도 나왔다. 최소 그 정도 구속은 초반에 나올 거라고 생각했고, 긴장도가 올라가면 140km대 중반 정도는 던지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런데 시범경기에 이 정도로 올라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몸 상태가 좋지만 시즌 초반부터 무리하게 쓸 생각은 없다. 최 감독은 “개막전에 투구수 100개까지는 안 될 것 같다. (팔꿈치) 수술을 하고 재활을 해서 지난해 후반기 돌아왔다. (수술 이후) 제대로 된 시즌은 올해가 처음이다. 나이도 있으니 4월까지는 투구수 100개 안쪽에서 끊으려고 한다. 그 이후에는 상태를 보겠지만 100개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거의 마지막 타자 정도에 끊어야지 않을까 싶다. 올해 30경기는 던져야 한다”고 류현진 관리를 예고했다.
이제 류현진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최종 점검을 하고 개막전을 준비한다. 다만 17일 부산 지역에 비 예보가 있어 또 변수가 될 수 있다. 12일 KIA전도 전국적인 비 예보로 인해 경기가 취소될 뻔 했지만 류현진이 던지는 시점까지는 내리지 않았다. 8회 강우콜드가 됐지만 류현진은 정상 이닝과 개수를 소화했다.
최 감독은 “17일에도 비 소식이 있더라. 그 전날과 다음날에는 비 예보가 없던데 왜 하필 그날 딱 있는지”라며 “그날 상황을 봐야 (선발 로테이션 순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17일 경기를 무사히 마쳐야 한다. 아침에 비 예보가 있던데 5회까지만 해도 좋다”는 말로 류현진이 정상적인 일정으로 개막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랐다.
한편 한화는 정은원(좌익수) 요나단 페라자(지명타자) 안치홍(1루수) 노시환(3루수) 문현빈(2루수) 김태연(우익수) 하주석(유격수) 이진영(중견수) 최재훈(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김민우가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