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km까지 찍었어요?".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지난 1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프로야구 시범경기 9회에 등판했다. 싱싱하게 볼을 던지는데 갑자기 전광판에 151km 스피드가 찍혔다. 심상치 않는 스피드업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50km이 넘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몇몇 관계자들이 "진짜야?"라며 놀랐다.
어느새 스피드는 통산 90세이브 마무리를 가늠하는 기준이 됐다. 그럴것이 작년 3월 시범경기는 140km이 최고였다. 개막후에도 140km를 조금 넘겼다. 입단 이후 152km까지 던지기도 했는데 갑자기 스피드가 뚝 떨어졌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실전부터 확실히 빠르고 강한 볼을 던지고 있다. 매년 130km 중후반에 머무렀던 캠프 첫 경기에서 평균 144km를 던졌다.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148km 짜리 속구를 던졌다. 드라마틱하게 바뀐 이유로는 비시즌 기간중 시애틀의 드라이브인 센터에서 잔동작을 줄이면서 투구에 몸을 실어주는 최적화된 폼을 찾은 것이 컸다. 타고난 성실함으로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작년과 달리 스프링캠프 날씨가 좋아 알차게 보낸 것도 작용했다.
이범호 감독도 마무리 투수의 회복을 흡족하게 바라보고 있다. "작년보다 스피드와 구위가 훨씬 나아졌다. 분석표를 보더라도 모든 구종 자체가 많이 올라와있다. 공 던지는 거 보면 개막 준비에는 문제 없을 것 같다. 날씨가 추운데도 이 정도 스피드면 괜찮다. 더 스피드가 안나오더라도 이 정도만 유지하면 좋은 시즌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종도 다양하다. 마무리는 한 두 구종으로 승부를 하는데 슬라이더와 포크도 있고 커브도 간간히 사용한다. 해영이가 9회를 잘 막아주면 된다. 중간에서 6회부터 8회까지 막을 투수들을 상당히 좋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불펜진의 힘을 기대했다. 가장 중요한 뒷문지기가 튼튼하면 앞에서 필승조를 운용하기도 편하다. 최지민 전상현 이준영 장현식 임기영 박준표 곽도규까지 믿고 쓸 수 있다.
정해영도 "입단 이후 가장 페이스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감독의 위치에서는 오버페이스도 살짝 걱정되는 모양이다. 너무 좋다고 무리하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여러가지를 바꾸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터라 돌다리를 두드리며 건너고 싶은 마음도 있는 듯 하다.
이 감독은 "해영이와 한번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충분히 구위가 올라왔고 어느 정도 하니까 (부상을) 조심하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너무 구위가 좋을 때 너무 밀어부치는 것도 조심해야한다. 아직 시즌 시작 안했다. 충분히 구위가 좋으니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고 이야기 하겠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