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
12년만에 한화 이글스에 돌아온 류현진(37)에게 든든한 빽이 생겼다. 결정적 홈런을 터트려 승리를 선물하는 해결사이자 탄탄한 수비로 승리를 지키는 수비요정이 등장한 것이다. 2023시즌 홈런왕이자 신생 거포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노시환(23)이 도우미를 자처했다.
노시환은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1회 대폭발했다. 1-0으로 뒤진 가운데 우월 역전 스리런포를 가동하더니 타순이 한바퀴 돌아오자 또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1이닝 5타점의 맹위였다.
홈런 타이밍에 의미가 있었다. 선배 류현진이 대외 첫 실전에 등장했으나 1회초 이우성 2루타, 김도영 적시타(중전안타)를 맞고 실점한 것이다. KIA 타선에게 첫걸음부터 당한 것이었다. 다행이 나성범과 소크라테스를 제압해 이닝을 마쳤고 4회까지 메이저리그 78승 투수답게 정교한 제구로 추가실점이 없었다.
노시환은 한 방으로 승리의 기운을 선배에게 보내주었다. 수비 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앞으로 오는 땅볼을 무리없이 잘 소화해 아웃카운트를 지워주었다. 류현진은 땅볼을 잘 유도하는 투수로 정평이 나있다. 내야수들의 안정된 수비가 필요하다. 젊었던 한화 시절 내야수의 수비력에 아쉬움이 컸다. 잘 던지고 승리를 못따는 경기가 자주 있었다.
노시환은 "홈런을 때린 기분은 똑같다. 1회 1실점해서 내가 점수 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홈런이 되어 편하게 만들어드렸다. 시즌에도 이런 상황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 오늘도 그렇고 첫 타석에서 선배님이 계시는데 편안한 상황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수비에 대해서는 "땅볼도 많이 나온다. 워낙 컨트롤이 좋고 유도도 잘한다. 야수들이 더 집중하게 된다. 열심히 수비해야한다. 수비에서 자신감 많이 붙었다. 더 든든한 3루수 되어 든든하게 지키는 수비 요정 되겠다. 모든 팀이 1선발 나가면 그 경기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수비도 타격도 집중한다"고 약속했다.
선배 제구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내가 살면서 본 투수 가운데 제구가 가장 좋다. 쳥백전을 할때 느꼈지만 어이없는 볼이 없다. 모든 구종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지는 능력 갖췄다. 수비도 정말 편했다. 수비들이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볼넷이 많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책 나온다. 템포도 빠르고 제구도 좋다. 수비에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2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작년 시범경기에서 5홈런을 터트리며 홈런왕을 예고했다. 이날이 첫 홈런이었다. "전체 컨디션 좋다. 타석에서 공을 보이거나 타이밍, 몸상태도 작년보다 더 좋다. 너무 좋으면 안된다. 불안해진다. 적당히 좋아야 개막전까지 감을 유지하도록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