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LG전이 열리기 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타격 훈련을 마친 LG 외야수 김현수와 박해민은 배트와 스마트폰을 들고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훈련 중 스마트폰 사용은 금지. 하지만 이들에겐 훈련할 때 필요한 물품이었다.
박해민은 배트 손잡이 끝부분에 씌워져 있는 캡을 가리키며 “이걸 끼우고 타격 훈련을 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배트 스피드와 스윙 궤적을 확인할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이 제품을 사용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해민이 보여준 스마트폰 앱에는 배트 스피드 등 각종 수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 때 김현수에게서 이 제품을 선물 받은 박해민은 타격 훈련할 때 유용하게 쓰고 있다.
그는 “예를 들어 가볍게 칠 때와 세게 칠 때 느낌 자체는 다른데 이 제품을 통해 배트 스피드를 측정하면 생각보다 많이 차이 나지 않더라. 그래서 불필요한 힘을 빼고 가볍게 쳐도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와 박해민이 사용하는 제품을 두고 “자신의 배트 스피드와 스윙 궤적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요즘 워낙 좋은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박해민이 사용하는 제품처럼) 저렴하고 유용하게 잘 쓸 수 있는 것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제품 등 엄청나게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염경엽 감독은 또 “요즘에는 이러한 근거(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가르치는 게 훨씬 더 편해졌다. 데이터를 통해 선수들을 설득하기가 아주 수월해졌다. 그만큼 코치들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첨단 훈련 도구 덕분일까. 박해민은 멀티 출루에 득점을 기록했고 김현수는 1회 결승타를 포함해 2타점을 올리며 5-2 승리에 이바지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