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들마다 '피치클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KBO는 올해부터 KBO리그에 자동투구 판정시스템(ABS), 피치클락(시범운영),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을 도입한다. 전반기 시범운영을 하는 피치클락을 두고 시범경기 첫 날부터 현장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범경기부터 시범 운영되는 피치클락은 위반을 해도 제재없이 구두 경고만 하고 진행된다. 팀마다 준비나 피치클락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
이숭용 SSG 감독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숭용 감독은 KT에서 단장, 2군 총괄 등 프런트와 육성 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올해 SSG 감독으로 첫 시즌을 맞이한다.
이숭용 감독은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와 경기를 앞두고 “좀 더 유예기간을 줘야 될 것 같다. 일단은 완벽에 가깝게 좀 만들어야 될 것 같고, 그다음에 선수들이 의식하는 시간이 좀 걸려야 될 것 같다”며 “좀 걱정되는 거는 선수들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야 되는데, 피치클락으로 인해서 그렇지 못한 모습이 보일까봐 우려스럽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팬들도 더 많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피치클락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는 찬성이다. 다만 시기상조라는 의견. 이 감독은 “일단 얘기가 나왔다는 것은 정착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예기간을 좀 충분히 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인지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을 좀 달라는 거다. 최소한 2~3년 하고, 2군에서 완벽하게 하고나서, 시범경기부터 단계별로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이어 “ABS까지 같이 해버리니까 선수 입장에서는 쫓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려스러운 것은 야구장에서 정말 좋은 모습들을 보여 드리는 게 제일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관중이 더 많이 올 거고 영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
SSG 선수들은 9~10일 사직 롯데전에서 2경기 동안 피치클락을 8차례 위반했다. 투수가 5회, 타자가 3회였다. 이 감독은 “피치클락은 선수한테 얘기했다. 우리가 준비는 했지만, 경기에 대해서 영향이 좀 많이 받을 것 같다 싶으면 평상시처럼 하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피치클락은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주자가 있을 때는 23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 타자와 타자 사이(타석 간)에는 30초 이내에 투구해야 한다. 또 포수는 피치클락의 잔여 시간이 9초가 남은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한다. 타자는 피치클락 종료 8초 전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하고 타석에 서야 한다.
투수 교체는 2분 20초, 이닝 교대 시간은 2분이다. 피치 클락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투구판에서 발을 빼는 행위는 3회까지만 허용된다. 타자의 타임 횟수는 타석당 1회로 제한된다.
피치클락 규정을 투수와 포수가 위반하면 볼이 선언되고, 타자가 위반하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그런데 피치클락은 전반기 시범운영이라 위반을 하더라도 볼/스트라이크를 선언하지 않고, 구두 경고에 그친다.
시범경기가 끝나고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혼돈은 더 커질 수 있다. 시범경기는 승패에 크게 신경쓰지 않기에 피치클락 위반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이강철 KT 감독은 11일 “(시범운영이라면) 정규 시즌에는 안 하는 게 낫다. 괜히 눈에 들어오면 초를 신경 써야 되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중에 피치클락 시계가) 계속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나부터 빨리 해야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피치클락 위반은 9일 시범경기 첫 날 5경기에선 총 39회 나왔다. 투수가 14회, 타자가 25회 위반했다. 10일 5경기에서는 총 21회로 줄었다. 투수가 9회, 타자가 12회였다.
이틀 동안 10경기에서 총 60회, 투수가 23회, 타자가 37회로 타자가 더 많았다. 경기당 평균 6회다. LG가 1번(박동원), 롯데가 1번(윤동희)으로 가장 적게 위반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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