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전병우(32)가 2차 드래프트 성공 신화를 쓸 기세다.
전병우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6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 2루타 1개 포함 5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지명돼 키움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긴 전병우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박진만 감독으로부터 주전 3루수 후보로 눈도장을 받았다. 구자욱, 오재일, 김지찬, 김성윤, 김현준, 류지혁 등 왼손 타자들이 많은 팀 구성상 오른손 타자가 필요하다.
시범경기 첫 날이었던 지난 9일부터 주전 3루수로 나선 전병우는 1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를 골라냈고, 이날은 3안타 맹타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2회 첫 타석부터 한화 신인 좌완 황준서의 2구째 높게 들어온 스플리터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겼다.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로 포문을 연 전병우는 류지혁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1,2루 찬스에서 김재성의 2루수 오른쪽에 빠지는 안타 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들어 선취점을 올렸다.
선두타자로 나온 4회에도 황준서의 3구째 직구를 공략, 깨끗한 좌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6회에도 바뀐 투수인 좌완 김기중의 초구 직구를 좌전 안타로 연결하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3루 수비에서도 4회 안치홍의 땅볼 타구를 숏바운드로 잘 처리했고, 5회에는 채은성의 3유간 타구를 잡고 한 바퀴 돌아 정확한 송구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경기 후 전병우는 “현재 타격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어제(9일) 경기도 결과가 안 좋았을 뿐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오늘도 준비한 대로 경기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9회 마지막 타석 헛스윙 삼진에 대해 “앞에서 (김재혁·이성규의) 홈런이 연달아 나와 욕심이 났던 것 같다. 다음부턴 그러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개성고-동아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5년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전병우는 2018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이어 2020년 3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야수 추재현의 반대 급부로 좌완 투수 차재용과 함께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첫 해 개인 최다 119경기를 뛰며 타율 2할3푼7리(359타수 85안타) 8홈런 48타점 OPS .667로 존재감을 보여준 전병우는 2021~2022년 2년 연속 115경기를 출장하며 1군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군 41경기 출장으로 2군에 머문 시간이 길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3번째 팀 삼성으로 다시 옮겼다.
이날 3안타 맹타로 박진만 감독의 기대에 충족한 전병우는 남은 시범경기에 주전 3루수 자리를 굳힐 기회를 잡았다. 그는 “팀 내에 친한 선수들이 많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적 후 매사 감사한 마음으로 야구하고 있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잘 살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 승리 후 “투수들이 이닝마다 잘 막아줬다. 경기 후반 홈런포가 터지면서 점수를 올렸지만 남은 시범경기 동안 득점권 찬스 기회를 살리는 것을 조금 더 보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