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표현하라고 했는데…”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 1라운드 8순위로 입단한 전준표는 지난 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전에 등판해 ⅔이닝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전준표는 3-6으로 뒤진 4회 선발 하영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대한을 2루수 땅볼, 후속 조수행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손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지만 평화도 잠시 헨리 라모스와 김재환을 연달아 스트레이트 볼넷 출루시켰다.
급격히 제구가 흔들린 이유는 부상이었다. 전준표는 마운드에 올라온 트레이너와 몸 상태를 체크한 뒤 김인범과 교체되며 경기를 쳤다. 키움 관계자는 “전준표가 우측 등에 담 증세를 호소하며 교체됐다”라고 설명했다.
하루가 지나 전준표의 부상 교체와 관련한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10일 이천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키움 홍원기 감독은 “큰 부상은 아니다. 담 증세를 보여서 교체했다. 라모스를 상대하고 느낌이 왔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통증을 참다가 하마터면 화를 키울 뻔했다. 라모스 상대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줄 때부터 등이 뻐근했는데 이를 참고 김재환을 상대하다가 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경력이 있는 선수였다면 라모스를 상대한 뒤 벤치에 교체 신호를 보냈겠지만 이제 막 시범경기에 데뷔한 신인이기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못했다.
홍 감독은 “신인투수의 첫 시범경기였다. 관중도 있어서 긴장했던 것 같다. 김재환을 상대할 때 불편해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부상이었다. 우리 캐치가 늦었다”라며 “아프면 표현하라고 강조하는데 신인이라 주저했던 것 같다. 지금은 어디까지나 점검하는 단계다. 참고하는 것보다 컨디션을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키움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주형(허벅지), 장재영(팔꿈치) 등 핵심 선수들이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하며 시즌 구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준표는 다행히 경미한 부상으로 밝혀졌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좋은 투구를 펼쳤던 터라 사령탑은 또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홍 감독은 “부상은 선수가 뜻하지 않게 온다. 겨우내 도약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이라 더욱 안타깝다. 마음은 야구장에 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며 “이것도 큰 공부가 될 것으로 본다. 개막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시즌 전체, 그리고 과정이 중요하다.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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