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영이라도 투수들이 압박감을 느끼겠더라"
KBO는 올 시즌 KBO리그 규정과 규칙에 큰 변화를 도입했다. 자동투구 판정시스템(ABS), 피치클락(시범운영),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투수 세 타자 상대 규정(퓨처스리그 제한) 등을 도입한다.
전반기 시범운영되는 피치클락을 두고 현장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피치클락은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주자가 있을 때에는 23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 또 포수는 피치클락의 잔여 시간이 9초가 남은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한다. 타자는 피치 클락 종료 8초 전까지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타자와 타자 사이(타석 간)에는 30초 이내에 투구해야 한다. 피치 클락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타자의 타임 횟수는 타석당 1회로 제한된다. 피치클락 규정을 수비측(투수, 포수)이 위반하면 볼이 선언되고, 공격측(타자)이 위반하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피치클락은 시범운영이라 위반을 하더라도 구두 경고만 실시한다. KBO는 "불필요한 경기 지연 감소를 위해 도입된 피치클락은 전반기 시범운영 되며, 위반에 따른 제재 보다는 선수단의 적응과 원활한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위반에 따른 제재 적용 여부와 시점은 전반기 운영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이강철 KT 감독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LG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피치클락에 대해 "시범경기 때까지 하고 안 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시범운영이면) 안 할거면...선수들이 은근히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야에 시계가 들어오면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정규시즌에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반기 시범운영하고, 후반기 정식 운영을 힘들거라는 의견도 보였다.
이 감독은 "전반기 시범운영을 하고, 후반기 정식으로 하자고 하면, 성적이 좋은 팀들이 하자고 할까. 하위권 팀은 해도 안해도 상관없겠지만, 상위권 팀들은 절대 안 한다 할거다"고 말했다.
KT는 전날 시범경기에서 투수가 4차례,(손동현 2회, 박영현, 김영현) 타자가 2차례(김민혁, 문상철) 피치 클락을 위반했다. LG는 타자만 1차례(박동원) 위반했다.
이 감독은 "기본적으로 투구 템포가 느린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이 걸리는데, 기본적으로 다들 템포가 빠르다. 바로바로 던진다. 6~7초 남기고 던지는 투수들도 있다"며 피치클락을 하지 않아도 투수들의 템포가 빠르다고 언급했다.
피치클락으로 인해 진풍경도 벌어졌다. 시간이 5초 이하로 떨어지자, 관중들이 '5,4,3,2,1'을 외치며 카운트다운을 했다. 투수의 멘탈이 흔들리게 하려는 의도.
KT 김영현은 9회 등판해서 거의 1초 남기고 공을 던졌다. 피치클락 위반에 가깝게 아슬아슬했다. LG팬들이 카운트다운으로 김영현을 흔들었고, 김영현은 1차례 피치클락을 위반했고, 원바운드 폭투를 던지기도 했다.
한편 9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 날에만 5경기에서 피치클락 위반 사례는 총 39차례나 나왔다. 투수는 14회, 타자는 25회 위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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