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발이 던져야 의미있다고 본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스페셜 매치에 선발 투수 기회를 잡았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오는 20~21일 서울 고척돔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로 한국에서 치러지는 첫 메이저리그 경기다.
다저스와 파드리스는 개막전에 앞서 KBO리그 LG와 키움 그리고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팀 코리아’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LG는 18일 고척돔에서 샌디에이고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염경엽 LG 감독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오는 KT와 시범경기에 앞서 샌디에이고와 연습경기 선발 투수로 임찬규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샌디에이고 상대로 “(임)찬규든 (최)원태든 국내 투수를 선발로 기용하려 고 했다. 기본적으로 국내 투수로 싸우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냥 자존심. 오스틴(타자)는 할 수 없이 나가야 되는거고, 투수 만큼은 국내 선발로 하려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경기하는데, 외국인 투수가 던지면 별로 의미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투수는 야구 경기에 있어서 상징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내 선수를 쓰려고 했다. 처음에는 원태를 쓰려고 했는데, (로테이션) 날짜가 안 맞아서 찬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농담조로 “찬규 볼이 너무 느려서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치기 힘들 것이다. 찬규 커브 보면 미칠거다. 그러다가 직구 던지면 155km처럼 느낄 수 있다. 찬규는 그게 장점이니까 강약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한번 농락해보라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30경기에서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 3.42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이 주무기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LG와 4년 최대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옵션 총액 24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임찬규는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한다. 일단 내일(10일) 던진다. 내일 경기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 샌디에이고전은 그때 나가서 던지면 될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메이저리그 상대로 국내 투수가 던져야 의미있다’는 염 감독의 말을 전하자, 임찬규는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른다. (타자들 중에) 마차도 선수 있는 건 알고, (김)하성이가 있고. 미국 야구를 잘 안 봐서 그냥 우리팀 오스틴이다 생각하고 던질 생각이다. 엄청난 연봉을 받고 세계적인 스타들이니까, 그들도 나를 모르겠지만 나도 그들을 잘 모른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염 감독은 임찬규의 느린 공을 못 칠 거다고 했다. 임찬규는 “감독님이 너무 좋으신게, 내가 공이 안 가도(느려도) 감독님이 좋아하신다. 스피드가 안 나오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되는데, 감독님은 웃고 계신다. ‘너는 더 느려야 더 살 수 있다’고 하신다. 더 살살 한 번 던져보겠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느린 공을 한번 봐야죠”라고 넉살있게 말했다.
김하성과는 한 팀에 뛴 적이 없지만 인연은 있다. 임찬규는 "하성이가 미국에서 로진이 필요하다고 해서 로진을 보내준 적이 있다. 필요한 게 있으면 또 연락하라고 했다. 이번에 뭔가 좀 챙겨주겠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샌디에이고에는 지난해까지 LG에서 함께 뛴 투수 고우석도 있다. 고우석은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2년 보장 450만 달러, 2+1년 최대 940만 달러 계약.
임찬규는 "우석이가 한국으로 잘 왔으면 좋겠다. 우석이가 엔트리에 승선해서, 한국에 꼭 와서 좋은 모습으로 우석이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우석이 불펜 경쟁을 거쳐 엔트리에 들기를 바라는 의미. 이어 "우석이가 지금 잘 되고 있는 거니까 일단은 우석이가 꼭 한국에 오기를 기도하겠다"고 특유의 입담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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