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괴물’ 류현진 효과로 9년 만에 시범경기 매진을 이룬 한화 이글스가 1만2000명 만원 관중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한화는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6-2로 꺾었다.
4회에만 이재원의 동점 솔로포에 이어 요나단 페라자의 결승 투런포가 터지며 홈런 2방 포함 5득점 빅이닝으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페라자가 4타수 2안타 2타점, 노시환이 3타수 3안타, 채은성이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선발투수 리카르도 산체스가 3⅓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한 가운데 김규연(⅔이닝) 이민우(1이닝) 이태양(2⅔이닝) 장시환(⅓이닝) 주현상(1이닝)으로 이어진 불펜도 5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한화, 무려 9년 만에 시범경기 매진 ‘류현진 효과’
이날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1만2000석 전 좌석이 일찌감치 동났다. 지난 4일 시범경기 개막전 입장권 매진이 시작되자마자 1만 석이 불티나게 팔렸다. 당초 시범경기는 내야 관중석만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외야석까지 추가로 열며 1만2000석 전 좌석이 꽉 들어찼다.
현장 판매로 남은 약 300석까지 추가로 팔리면서 경기 시작 19분 전이었던 오후 12시41분에 매진을 이뤘다. 한화의 시범경기 매진은 지난 2015년 3월8일 LG 트윈스전 이후 무려 3289일 만이다. 당시 한화는 ‘야신’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폭발적인 이슈 몰이를 할 때였고,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인 3월 7~8일 1만3000석이 연이틀 매진됐다.
그로부터 3289일 만에, 햇수로 9년 만에 대전에 시범경기부터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돌아온 괴물’ 류현진이 합류하며 한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결과였다. 오는 12일 대전 KIA전에 등판 예정인 류현진은 덕아웃에만 있었지만 그의 묵직한 존재감만으로도 한화 팬들의 발길과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4회 이재원-페라자 홈런 ‘5득점 빅이닝’ 한화 화력 과시
한화 선수들도 만원 관중 앞에서 승리로 보답했다. 1회초 선발 산체스가 강민호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지만 곧이어진 1회말 바로 1점을 따라붙었다. 삼성 선발 이호성을 상대로 페라자가 강습 타구로 2루수 맞고 우측으로 빠지는 안타로 출루한 뒤 노시환의 좌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에서 채은성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문현빈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하주석이 헛스윙 3구 삼진을 당해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3회에도 2사 후 노시환의 우전 안타, 채은성의 좌전 안타, 문현빈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가 다시 하주석에게 걸렸지만 초구 공략이 우익수 뜬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4회 5득점 빅이닝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이재원이 이호성의 3구째 140km 직구가 한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비거리 110m, 동점 솔로포. 한화의 시범경기 1호 홈런이었다.
이어 이진영이 이호성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2루타로 득점권에 위치했다. 정은원의 투수 땅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페라자의 투런 홈런이 터졌다. 이호성의 5구째 가운데 높게 형성된 142km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투런포. 승부를 가른 결승포였다.
한화의 기세는 바뀐 투수 최하늘 상대로도 계속됐다. 노시환의 중전 안타, 대타 김인환과 문현빈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 하주석은 3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하늘의 초구 체인지업을 우전 안타로 연결, 2~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스코어를 6-2로 벌린 한 방으로 승부에 쐐기 박았다.
페라자가 결승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대전 홈팬들에게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고, 노시환도 좌중우 코스를 가리지 않고 3타수 3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채은성도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주장의 힘을 보여줬다.
산체스 초반 난조 딛고 역투, 불펜 5⅔이닝 무실점 릴레이
한화 선발 산체스는 1회 초반 난조를 보였다. 2사 후 구자욱에게 볼넷, 데이비드 맥키넌에게 중전 안타를 맞더니 강민호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1~2구 파울로 유리한 카운트 점했지만 체인지업, 커브가 연이어 존을 벗어나더니 장타를 허용했다. 1회에만 투구수 31개로 힘을 뺐다.
하지만 2회 전병우에게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나머지 3타자를 아웃 처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3회에는 11구 연속 직구 승부를 펼치며 김성윤을 유격수 땅볼, 구자욱을 2루 땅볼, 맥키넌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바깥쪽 낮은 146km 직구에 맥키넌이 얼어붙었다.
4회 선두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간 산체스는 3⅓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63개로 최고 151km, 평균 148km 직구(44개) 중심으로 슬라이더(8개), 커브, 체인지업(이상 4개), 투심(3개)을 구사했다.
한화는 산체스가 내려간 뒤 김규연(⅔이닝 무실점), 이민우(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이태양(2⅔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장시환(⅓이닝 무실점), 주현상(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이어진 불펜투수 5명이 5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합작했다.
삼성 5선발 후보 이호성-최하늘 테스트, 크게 나쁘지 않았다
삼성은 이날 5선발 후보 이호성과 최하늘을 차례로 투입하며 테스트를 했다. 좌완 이승현과 함께 5선발 유력 후보로 압축된 이호성이 선발로 먼저 나섰다. 1회와 3회 두 번의 만루 위기를 극복했지만 4회 이재원과 페라자에게 홈런 2방을 맞고 무너졌다. 3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 패전.
4회에 집중타를 맞긴 했지만 만루 위기를 두 번이나 극복한 점은 괜찮았다. 총 투구수 최고 147km 평균 142km 직구(35개) 외에도 슬라이더(18개), 커브(10개), 체인지업(2개)을 구사했다.
5선발 후보이자 롱릴리프로 1군 엔트리 경계선에 있는 사이드암 최하늘이 4회 이호성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섰다. 4회 안타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 자초한 뒤 하주석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이후 6회 2사까지 6타자 연속 범타로 안정감을 보였다. 2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
삼성 타선에선 맥키넌이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쳤다. 강민호도 외야로 날카로운 타구를 연이어 뿜어내며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1번타자 중견수로 나선 김지찬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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