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클로저 보직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승엽 감독이 신인왕이자 기존 마무리 출신 정철원(25)과 특급 루키 김택연(19)의 마무리 보직을 두고 펼쳐지는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김택연이 계속 타이트한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활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지난해 마무리 보직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홍건희로 시작해 신인왕 출신 정철원이 자리를 꿰찼으나 그마저도 부진을 거듭하며 시즌 막바지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해야 했다. 홍건희가 FA 계약을 하며 팀에 남았고, 정철원이 절치부심을 외쳤지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를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두산 마무리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이 새로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명 때부터 마무리 후보라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를 통해 실제로 클로저로서의 가능성을 보이며 이승엽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진행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스페셜매치에서 선보인 1⅓이닝 무실점 호투가 인상적이었다. 강심장을 앞세워 일본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야마카와 호타카를 위기 상황에서 범타로 돌려보냈다.
이 감독은 “김택연은 중간 또는 마무리 보직이 적합하다. 선발 기용은 없을 것이다. 뒤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프트뱅크전에서 위기 상황에 올려봤는데 잘해줬다”라며 “앞으로 일어날 일은 누구도 모른다. 김택연의 마무리 기용 가능성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라고 의중을 밝혔다.
마무리 유력 후보인 정철원의 페이스 또한 시범경기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이 감독은 “정철원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믿어봐야 한다. 지난 2년간 무리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존중할 필요도 있다”라며 “시범경기가 시작하는 시점이다. 이제는 벤치에 안정감을 줘야 한다. 개막에 맞춰서 잘 준비하고 있다니 믿어보겠다”라고 정철원과 김택연의 마무리 경쟁을 예고했다.
한편 두산은 시범경기 개막전을 맞아 김대한(좌익수)-조수행(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김재환(지명타자)-김민혁(1루수)-박준영(유격수)-박계범(3루수)-김기연(포수)-이유찬(2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최원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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