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인가.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었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비로 무산됐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의 시범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다. ‘히어로즈 시리즈’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김하성은 5번 유격수, 이정후는 1번 중견수로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1도루로 맹활약 중이다. 김하성의 방망이도 뜨겁다. 이날 경기 전까지 15타수 6안타 타율 4할 1홈런 3타점 3득점 2도루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샌디에이고는 2루수 잰더 보가츠-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지명타자 매니 마차도-유격수 김하성-포수 루이스 캄푸사노-좌익수 주릭슨 프로파-3루수 그레이엄 폴리-중견수 잭슨 메릴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다르빗슈 유.
샌프란시스코는 중견수 이정후-지명타자 오스틴 슬레이터-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1루수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3루수 케이시 슈미트-좌익수 웨이드 메클러-포수 조이 바트-우익수 루이스 마토스-2루수 타일러 피츠제럴드로 타순을 짰다.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슨 블랙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2017~2020년 키움에서 김하성과 4년간 한솥밥을 먹은 이정후는 “하성이 형은 내게 있어 진짜 최고의 선배다. 한국에서부터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형 보고 많이 배웠다. 형이 좋은 말 많이 해줬고, 먼저 길을 닦아 놓았기 때문에 내가 좋은 대우로 메이저리그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정후는 이어 “내게 있어 형은 정말 설명이 필요 없는 은인 같은 형이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 내가 제일 존경하는 형”이라고 고마워했다.
이정후는 또 “하성이 형과는 한국에서도, 대표팀에서도 같은 팀에서밖에 야구를 안 해봤다. 아직 운동장에서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만난 적이 없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경기를 하면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들의 대결은 비로 미뤄지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