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148억 3루수’ 황재균(37)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드디어 찾은 걸까. 퓨처스 홈런왕을 차지한 뒤 잠시 재정비 시간을 가졌던 강민성(25)이 포스트 황재균 자리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로 37살이 된 KT 붙박이 3루수 황재균은 자신의 뒤를 이을 만한 핫코너 재목이 있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강민성의 이름을 언급했다.
황재균은 “마인드가 너무 좋고 성실하다. 아침에 운동하러 혼자 나오면 (강)민성이도 항상 운동을 하고 있더라. 비오는 날 웨이트 훈련을 할 때도 연락이 와서 같이 해도 되냐고 먼저 물어본다. 타격, 수비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묻는다”라며 “열심히 하는데 인성도 좋다. 예쁘지 않나. 더 많이 가르쳐주고 싶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민성은 KT 팬들에게 아직까지는 낯선 선수다. 경북고를 나와 2019년 신인드래프트서 KT 2차 6라운드 51순위로 입단, 퓨처스리그에서 두 시즌을 소화한 가운데 2020년 12홈런으로 퓨처스 남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이후 현역 입대해 52사단 저격병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한 뒤 2022년 10월 말 전역했다.
강민성은 2022년 마무리캠프에서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이듬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된 1군 스프링캠프로 향했다. 그 때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아 황재균 후계자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작년 5월 2일 SSG전에서 감격의 1군 데뷔전을 가졌다.
그러나 입단 5년차에 맛본 1군의 벽은 높았다. 12경기에 출전한 가운데 타율 1할8푼2리(22타수 4안타)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강민성은 다시 익산으로 향해 김기태 감독 아래서 재정배의 시간을 가졌고, 퓨처스리그 63경기 타율 2할9푼1리 16홈런 56타점을 치며 2024시즌을 기약했다.
강민성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그래도 잘 준비했는데 팀이 계속 잘하다보니 오랫동안 2군에 있었다”라며 “내 포지션이 1루수, 3루수인데 그 쪽이 너무 강했다. 팀이 당시 수비 잘하는 선수들 위주로 백업을 꾸렸다. 내 수비 능력이 부족했다”라고 아쉬웠던 지난해를 되돌아봤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는 많은 소득이 있었다. 강민성은 “2군 경기에 많이 나갔고, 약점을 많이 보완했다”라며 “김기태 감독님께서 2군 생활이 길어질 때마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항상 ‘잘할 수 있다.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힘이 됐다. 지루할 법도 했지만 감독님이 ‘멀리보고 잘 준비하라’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강민성은 올해 다시 이강철 감독의 부름을 받아 부산 기장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1군 스프링캠프에서 2024시즌을 준비했다. 성실한 훈련 태도와 일발 장타력을 앞세워 황재균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을 부활시킨 시간이었다.
강민성은 “1군 캠프에 참가해야 감독님 눈에 띌 수 있다. 잘하면 시범경기를 거쳐 감독님의 정규시즌 구상에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라며 “올해는 경기에 나가든 못 나가든 1군에 계속 오래 붙어있고 싶다. 많은 경기에 나가야 적응하고 경험도 쌓는다. 백업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황재균의 극찬을 접한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강민성은 “나는 남들보다 뛰어난 게 딱히 없어서 열심히라도 해야 한다. (황)재균 선배님처럼 안 다치고 야구를 오래하고 싶다. 그저 그런 선수더라도 야구를 오래 해야 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라며 “선배님 평가가 과분하다. 아마 3루 수비훈련을 한 선수가 나뿐이라 그렇게 말씀해주신 거 같다. 그런 말을 들었기에 더 잘해야 한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많은 경기에 나가서 경험을 쌓고 싶다. 황재균 후계자 하면 내가 떠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목표를 전했다.
황재균도 강민성의 빠른 성장을 위해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경쟁을 하면 나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 쉽게 내 자리를 뺏길 생각은 없다. 후배가 열심히 할수록 나도 더 열심히 하고 굳건히 지킬 생각이다. 쉽게 비켜주면 재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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