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가 20승을 거두면서 MVP를 수상한 에이스였다. 이런 선수를 대체하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임자의 기억을 이제는 지워야 한다. NC 다이노스 다니엘 카스타노가 한국에서의 첫 피칭을 완벽하게 마쳤다.
카스타노는 8일 창원 NC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32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1군 N팀과 2군 C팀의 맞대결로 9이닝 경기로 진행됐다. N팀의 15-0 완승으로 끝났다.
지난 5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입국한 NC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실전 점검을 치렀고 카스타노도 한국 땅을 밟은 뒤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를 찍었다. 입국 3일 만에 147km의 구속을 찍으면서 컨디션 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시했다.
카스타노는 구단을 통해서 “한국에 도착하고 시차 등 여러가지 걱정이 많았지만 오늘 투구 결과가 좋아 기쁘다”라면서 “KBO리그에서 내가 던지는 직구의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 직구를 공격적으로 던지려했고 직구의 제구에도 신경써서 던졌다”라고 말했다.
홈구장인 창원 NC파크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계속 적응해야겠지만 홈 구장인 창원NC파크가 MLB급 경기장이라 만족스럽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경기는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 카스타노는 “오늘 경기 ABS에 대해서도 문제없었다. 명확한 결정이 나오기 때문에 투수로서는 좋다 생각한다”라면서 “나의 스케쥴에 맞게 준비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카스타노는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애리조나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2이닝 24구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147km를 찍었다. 이후 11일 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고 문제 없이 실전 등판을 마쳤다.
올해 NC와 총액 85만 달러(계약금 13만 달러, 연봉 52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하며 KBO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카스타노다. 또 다른 새 외국인 투수인 카일 하트와 함께 투수진을 이끌어야 하고 또 전임자의 그림자를 지워야 한다.
사실 전임자가 너무 뛰어났다. NC는 지난해 리그를 압도하고 지배했던 에릭 페디와 함께했다. 페디는 정규시즌 30경기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180⅓이닝 40자책점), 209탈삼진 WHIP 0.95, 퀄리티스타트 21회 등의 괴물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로 역대 4번째 트리플크라운 투수로 이름을 남겼고, 20승과 209탈삼진으로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리그 MVP와 투수 부문 골드글러브, 그리고 최동원상까지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피날레 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KBO리그에서 역수출 하는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고 금의환향했다.
페디가 그립다고 한들, 다시는 함께하기 힘든 선수다. 페디의 강렬한 임팩트를 카스타노 잊게해줘야 한다. 카스타노는 190cm, 104kg의 신체조건을 자랑한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볐다.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24경기(17선발) 2승7패 평균자책점 4.47(88⅔이닝 44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2022시즌 10경기(7선발) 1승3패 평균자책점 4.04(35⅔이닝 16자책점)으로 나름대로 역할을 펼쳤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성적은 38경기(29선발) 15승4패 평균자책점 4.24(174이닝 82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트리플A에서는 17경기(9선발) 5승2패 평균자책점 4.67(61⅔이닝 33자책점)을 기록했다.
포심, 커터, 슬라이더, 싱커,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던진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던진 2022시즌 기준, 커터(41%)를 가장 많이 구사했고 그 뒤를 슬라이더(28.1%) 체인지업(12.7%) 포심(12.3%) 싱커(5.9%)가 이었다. 2022시즌 포심의 평균 구속은 92마일(148km)였고 가장 많이 던진 커터는 86.5마일(139km) 정도였다. NC 임선남 단장은 카스타노에 대해 “오랜 시간 관찰한 선수로서 강력한 직구 구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좌완 투수다. 구단 선발진의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부상 이력이 다소 걱정되는 선수다. 매년 부상과 싸워왔다. 2021년 왼 어깨 충돌 증후군 증세로 6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2022년 7월29일(한국시간)에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1회 도노반 솔라노의 104.3마일(168km)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머리를 맞고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왼 어깨 관절 와순 미세 파열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됐다. 2023년 올해에도 알려지지 않은 부상으로 두 달 가량 부상자 명단에 머물렀다.
그러나 NC는 더 이상 카스타노의 부상을 걱정하지 않는다. 부상 리스크, 그리고 페디의 그림자까지 지우고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NC는 9일부터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