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2)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26)에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한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오승환은 2차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후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예년보다 준비는 조금 늦게 시작했다. 그래도 지금 상태는 괜찮다. 이제 시범경기를 통해 더 끌어올려야 한다. 청백전 1경기를 던졌는데 날씨에 영향 때문에 더 등판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큰 영향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스프링캠프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은 “사실 개인기록은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작년에도 400세이브를 빨리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던 이유는 팀 경기인데 나에게 관심이 집중돼서 그런 것을 빨리 없애려고 그랬던거다. 올해는 특별한 기록이 없을 것 같다. 매년 이야기 하지만 몇 년간 팀 성적이 너무 안좋아서 팀이 더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죄송한 마음 뿐이다”라고 자신의 대기록보다는 삼성의 반등을 기대했다.
KBO리그에 남은 3명의 1982년생 선수 중 한 명인 오승환은 한국, 일본, 미국에서 모두 마무리투수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KBO리그 통산 668경기(739⅔이닝) 41승 24패 17홀드 400세이브 평균자책점 2.06, 일본프로야구 통산 127경기(136이닝) 4승 7패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 메이저리그 통산 232경기(225⅔이닝) 16승 13패 45홀드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오승환과 같은 마무리투수가 되기를 꿈꿨던 고우석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0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 통산 354경기(368⅓이닝)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고 지금은 샌디에이고 마무리투수를 노리며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셋업맨으로 시작해 마무리투수 보직까지 따낸 경험이 있는 오승환은 “내가 (고우석에게) 연락을 하기도 했는데 하던대로만 하면 될 것 같다. 오버페이스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 팀에서 분명히 기대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오히려 (고)우석이가 오버페이스를 할까봐 걱정이다”라고 고우석을 염려했다.
“나는 오버페이스를 했었다”라며 웃은 오승환은 “나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우석이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부상만 없다면 샌디에이고가 생각한 것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 때부터 오버페이스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고우석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신인의 입장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뭔가 보여주고 싶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한 번 더 해줬다. 그래도 아마 정신이 없을 것이다”라며 고우석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냈다.
고우석은 팀 동료이자 한국야구 선배 김하성에게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우석이는 얼마나 좋겠나. 이미 한국선수가 선배로 자리를 잡고 있다”라고 말한 오승환은 “나는 혼자 가서 야구를 했다. 우석이는 선배도 있고 가족도 같이 가고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조쉬 헤이더가 휴스턴으로 이적해 마무리투수 자리가 공석이다. 고우석을 비롯해 마쓰이 유키, 로버트 수아레스 등이 마무리투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마쓰이는 5년 2800만 달러(약 372억원), 수아레스는 5년 4600만 달러(약 611억원) 계약을 맺었다. 모두 고우석보다 큰 규모의 계약이다.
“우석이가 세이브나 이런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한 오승환은 “처음부터 세이브를 하는 자리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냉정하게 보면 그렇다. 하지만 분명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마무리투수는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연봉만 봐도 다른 투수들이 더 많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냉정하게 생각하고 자기 할 것만 하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고 잘할거라고 생각한다”라며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