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가 1승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있다. 저 또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모르겠지만 1승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했던가.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의 최우선 가치는 ‘팀 퍼스트’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최초 개인 통산 400세이브 시대를 연 그는 “원래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지난해 모든 관심이 400세이브 달성 여부에 집중되면서 오히려 빨리 달성해 그런 관심을 없애고 싶었다. 팀이 우선인데 제 기록에 관심이 쏠리는 게 싫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역전패를 당했고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그쳤다. 계투진 보강을 위해 FA 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최성훈, 양훈을 데려왔다. 새 얼굴이 가세하면서 전력 보강은 물론 기존 선수들에게 적잖은 자극이 되고 있다. 일종의 메기 효과인 셈이다. 이에 오승환은 선의의 경쟁이 가져오는 효과를 기대했다.
그는 “김재윤, 임창민, 최성훈, 양훈 등 새로운 선수들이 왔는데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팀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기존에 있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안에서 분명히 보이지 않는 경쟁이 생길 거다. 서로 말도 안 하는 그런 살벌한 경쟁이 아닌 선의의 경쟁을 통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까지 169세이브를 달성한 김재윤은 “오승환 선배님의 몸 관리와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낀다. 첫 불펜 피칭을 보고 그 나이에 맞지 않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김재윤은 소방수 경쟁에 대해 “누가 (마무리를) 맡게 될지 모르겠지만 승환 선배님과 창민이 형 모두 워낙 베테랑이시고 누가 마무리를 맡아도 이상하지 않다. 승환 선배님과 창민이 형도 보직에 대한 생각을 크게 안 하시더라. 저 또한 어떤 역할이든 팀 승리를 위해 최고의 시너지를 내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생각하고 그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승환 또한 팀 승리를 위해 어떠한 역할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그는 “모든 선수가 1승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있다. 저 또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모르겠지만 1승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뒤 “보직은 감독님이 결정하실 부분이다. 선수는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결정을 따를 뿐”이라고 했다.
또 “팀 성적이 안 좋아진 게 가장 아쉽다. 이제는 더 이상 떨어질 게 없다고 생각한다.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어느 해보다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항상 불펜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제 좋아질 때도 됐다. 선수들도 불펜이 약하다는 걸 다 알고 있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을 거다. 평가를 뒤집는 건 실력으로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다. 불펜이 잘해서 팀 성적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장단점이 있는 건 확실하다. 저는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혼자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 놓은 건 있다. 직구의 높낮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