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류현진이 합류한 한화도, 우승후보로 꼽히는 LG, KIA, KT도 두렵지 않다. 부상자 없이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두산 이승엽 감독이 부임 2년차 시즌 반등을 확신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일본 미야키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달 1일부터 시작한 1차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는 기술 연마와 전술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두 차례 청백전도 진행했다. 이후 2차 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해 실전 감각에 초점을 맞추고 일본프로야구 팀과 4경기, 청백전 1경기 등 총 5경기를 소화했다.
이승엽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선정한 캠프 최우수선수(MVP)는 야수 김민혁, 투수 김택연이 선정됐다.
‘미완의 우타 거포’ 김민혁은 전지훈련 7경기에서 타율 4할2푼1리(19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뽑힌 김택연은 4경기에 등판해 4⅓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평균자책점 ‘0’을 마크했다.
두산은 오는 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다음은 공항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캠프 총평
호주 캠프는 선수들이 휴식을 많이 취하고 와서 경기 감각, 컨디션을 올리는 데 주력했다. 2차 미야자키 캠프에서는 상대팀과 경기를 해야 해서 100% 전력으로 상대와 싸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일본팀과 연습경기를 해서 선수들에게 할 말이 많았을 것 같다
플레이는 선수가 한다. 편안한 상태로 경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주문을 했다. 승부에 대한 결과보다는 일본팀이 우리나라보다 투수력이 좋기 때문에 그 부분을 빨리 적응하도록 했다. 중요한 건 3월 23일 경기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
-눈여겨본 선수가 있다면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지난해보다 많은 만족을 하고 돌아간다. 야수 중에서는 김민혁이 많이 좋아졌다. 김민혁이 일본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이번 캠프에서 야수진 중에서는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투수에서는 김택연이다. 신인으로 2월 1일부터 선배들과 두산에 합류해 호흡을 맞추면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본인이 학창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루틴을 잘 지켜서 정말 깜짝 놀랄 만한 구위를 보여줬다. 이번 캠프에서는 김민혁과 김택연이 눈에 띄지 않았나 싶다.
-김택연의 데뷔 시즌 보직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다.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지금 마음 그대로 김택연이 편안한 마음으로 프로 무대에 적응했으면 한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어떻게 쓸지는 조금 더 봐야할 거 같다. 많은 이닝을 던진 건 아니지만 상대를 압도할만한 구위를 갖고 있다.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조금 더 신중하게 보고 판단을 해서 투수코치와 상의하도록 하겠다.
-양의지는 김택연을 보고 오승환 느낌이 난다고 했다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당장은 모르겠지만 부상 없이 잘 관리해준다면 어떤 투수보다 좋은 투수로 성장할 거라고 믿는다. 좋은 걸 보고 좋은 관리를 받으면서 경험만 쌓는다면 구위 면에서는 19살 중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싶다.
-김택연의 장점은
구위도 구위이지만, 대담한 성격인 거 같다. 소프트뱅크전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올려봤다. 상대 홈런왕 출신 4번타자와 한 번 붙여봤는데 예사롭지 않았다. 구위에서도 워낙 회전력이 좋은 투수다. 빠른 볼을 노리고 있는 타자라도 빠른 볼이 왔을 때 막 공략당하거나 난타를 당하지는 않을 거 같다.
-류현진이 합류하면서 리그 판도가 바뀌고 있는데
아직 구상은 하지 않았다. 이번 캠프는 우리 팀 전력을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범경기를 하면서 상대에 대해 조금씩 준비를 해야 할 거 같다. 분명한 건 상대와 싸우기 전에 우리 전력이 갖춰진다면 그 어떤 팀도 두렵지 않다. 상대도 좋은 전력으로 들어오겠지만 우리도 지난해보다 더 탄탄한 전력으로 시즌에 들어갈 거로 본다. 두산 베어스는 결코 약하지 않다. 지난해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는다.
-시범경기 플랜은
아무래도 김민혁을 더 봐야할 거 같다. 김민혁이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금 사실 포지션 면에서 양석환과 겹친다. 그 자리를 파고 들기 위해서는 타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지명타자와 1루수로 나갈 수 있다. 대타 기용 여부는 더 생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시범경기가 김민혁에게 중요한 10경기가 될 수 있다. 외야 부문에서는 라모스의 컨디션이 더 올라와야 한다. 김재환도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 마무리투수도 뒤쪽에서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이번 10경기 동안 상태를 보면서 빨리 결정해야 아무 문제없이 기분 좋은 마음으로 시즌에 들어갈 수 있을 거 같다.
-김택연도 마무리 후보인가
조금 더 지켜보겠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4~5선발 구상에 대한 결론은
시범경기가 끝날 때쯤 결정해야할 거 같다. 생각보다 4~5선발 투수가 부족한 면이 있는 거 같다.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그 투수들이 팀에 헌신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지금보다 구위를 올려야 4~5선발로 나올 수 있다. 긴장을 늦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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