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뒤늦게 ‘골든글러브’를 전달받았다. 오스틴은 올해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 시상식에 참석해 직접 받겠다는 뜻을 보였다.
LG 선수단은 6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 앞서 LG 선수들 앞에서 오스틴의 골든글러브 전달식이 열렸다.
오스틴은 지난해 12월초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71표(93%)를 얻어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으며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런데 오스틴은 11월말 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홍창기가 대리 수상했다.
LG는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고, 지난 4일 귀국한 뒤 이날 잠실구장 첫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오스틴의 골든글러브가 주인공 품에 안겼다.
LG 선수들은 3루 덕아웃 앞에 모였고, 케이스에 소중히 들어있던 '1루수 골든글러브'가 선수들 앞에 놓여졌다. 서인석 1군 매니저가 골든글러브를 오스틴에게 전달했다. 오스틴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고, 골든글러브에 살짝 입맞춤을 하는 세리머니도 했다. 마지막 단체사진을 찍으며 전달식은 마무리됐다. 동료 켈리는 오스틴을 꽉 껴앉아 주면서 축하해줬다.
LG 선수가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1994년 서용빈 이후 29년 만의 기록이었다. 29년 만에 LG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우승 청부사'가 29년 만에 1루수 골든글러브까지 LG에 안겨준 것이다.
오스틴은 지난해 LG의 우승 청부사로 맹활약했다.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3리 23홈런 95타점 OPS .893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타율 3할-20홈런-90타점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오스틴이 유일했다. 홈런 공동 3위, 타점 3위, 타율 9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3할5푼 1홈런 5타점 3득점 OPS .931로 변함없이 활약하며 LG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오스틴은 훈련을 마치고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해 “굉장히 영광스럽다. 홍창기, 오지환과 같이 나란히 골든글로브를 수상하면서 LG를 대표해서 또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며 “무엇보다도 작년에 팀원들과 코치님들 덕분에 영광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들 중에서 최다 득표였다. 오스틴은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좋게 봐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야구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 중 하나로 남지 않을까 싶다. 우승과 골든글러브 수상이 내 커리어에서 영광이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만약 받게 된다면, 미국에서 다시 와서 받겠다. 작년에는 시즌을 길게 하고, 아내와 아들도 미국으로 돌아가서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다 보니까 미국으로 일찍 갔다. 솔직히 미국식으로는 시상식이 (선수별로)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한국은 한 번에 하는 건지 몰랐다. 기회가 다시 한 번 주어진다면 한국에 다시 와서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올해 특별한 개인 목표는 잡지 않았다. 1루수 수비에 대한 보완점을 언급했다. 그는 “작년에 만족스러운 시즌이긴 했지만 이번 캠프에서 특히 수비적인 부분에서 좀 많이 보완하려고 했다.
왜냐하면 수비에서 좀 아쉬운 점이 많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서 그것만 한 게 아니라 좋은 팀메이트라든가, 행실이라든가 이런 부분도 뭔가 조금씩은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일같이 1%씩이라도 성장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훈련에 임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더 좋아지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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