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현재 한국인 빅리거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미국 무대의 가장 낮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두드리는 ‘차기’ 한국인 빅리거들도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6일(이하 한국시간) MLB파이프라인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팀들의 유망주 랭킹을 공개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유망주 랭킹 순위에 한국인 유망주들이 포함돼 있었다.
피츠버그 유망주 랭킹 전체 18위에 심준석(20)이 이름을 올렸다. 2023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재목으로 평가 받았던 덕수고 심준석은 KBO리그 대신 태평양을 건너며 도전을 택했다. 75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국제 아마추어 선수 중 3번째로 많은 계약금이었다. 아울러 당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국제 아마추어 유망주를 통틀어서 전체 10위에 해당하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투수 중에는 두 번째로 높은 투수였다.
지난해 심준석은 원석의 유망주들이 나서는 플로리다 컴플렉스 리그에서 4차례 선발 등판을 했다. 4경기에서 8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3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3.38의 성적을 남겼다. 9이닝 당 탈삼진 14.6개를 기록했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도 지난 1월, 심준석을 피츠버그 유망주 랭킹 전체 11위로 평가한 바 있다. ‘디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키스 로는 ‘심준석은 지난해 플로리다 컴플렉스 리그에서 8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최고 100마일의 패스트볼에 회전이 좋은 변화구 두 가지를 갖고 있다. 발목 부상이 그를 붙잡지 않았다면 아마 하위 싱글A에서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강한 어깨를 갖고 있어서 100마일을 위해 특별히 많이 노력할 필요가 없다. 큰 폭의 상승을 꿈꿔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MLB파이프라인’ 역시도 ‘등판이 4번으로 제한적이었지만 심준석은 작은 샘플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6피트 4인치(약 193cm)의 심준석은 4가지 구속을 혼합해서 던질 수 있는 파워 피처로 성장할 수 있다. 그의 싱싱한 팔은 100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고 90마일대 중반에 편안하게 안착할 수 있다. 또한 공에 강하게 회전을 줘서 12시에서 6시로 떨어지는 각도 큰 커브를 던지고 강한 슬라이더를 추가할 수 있다. 두 구종 모두 강력한 회전수를 갖고 있다. 또한 체인지업의 일관성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MLB파이프라인’은 또 한 명의 한국인 유망주를 소개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너리그에서 성장하고 있는 외야수 조원빈(21)을 세인트루이스 유망주 랭킹 전체 9위로 평가했다.
휘문고에서 서울컨벤션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뒤 거포 잠재력을 발휘했고 2020년 월드 파워 쇼케이스 홈런 더비에서 총 28홈런으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18세 미만 부문 우승자가 됐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유력한 1차 지명 선수로 꼽혔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냈고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50만 달러였다.
2022년부터 플로리다 컴플렉스 리그 26경기에서 타율 2할1푼1리(76타수 16안타) 1홈런 3타점 6도루 OPS .716의 성적을 기록했고 지난해 싱글A 팜비치 카디널스에서 105경기 타율 2할7푼(378타수 102안타) 7홈런 52타점 32도루 OPS .765의 성적을 남겼다.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했다.
‘MLB파이프라인’은 조원빈의 파워를 주목했다. 매체는 ‘지난해 싱글A 팜비치에서 7홈런 도루 32개를 기록했다. 투수 친화적인 플로리다 스테이트 리그에서 평균보다 높은 114wRC+(조정 득점생산력)을 기록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원빈의 장타력에 아직 놀라면 안된다. 이 왼손의 강타자는 애들리 러치맨(볼티모어 오리올스), 맥스 먼시(LA 다저스),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2023년 최고 타구 속도와 같은 111.1마일(178.8km)의 타구 속도를 기록했다’라면서 ‘아직 20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그가 성장하고 성숙할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타구를 그라운드 전체로 보내려고 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면서 땅볼 비율이 50%나 됐다. 공을 띄우기 위해서는 타격 메커니즘에 약간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14.2%의 볼넷 비율은 그가 공을 고르는데 상당히 선택적이라고 판단된다. 단계의 상위권에 있는, 평균적인 타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뒷받침 한다’라고 전했다.
수비와 주루에 대해서는 ‘평균적인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선발로 나서는 경기에서는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과거 투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익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송구 능력을 갖고 있다’라며 ‘만약 그가 천부적인 파워를 경기 내 장타력으로 전환시킨다면 전체적인 프로필을 가질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정후, 김하성, 고우석, 배지환, 최지만이 활약하는 동안 마이너리그에서도 이들의 뒤를 이을 코리안 빅리거가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나름의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