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상우(30)를 마무리투수가 아닌 필승조로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원기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 이어서 대만 가오슝에서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무리하고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후 인터뷰에서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에 여러 계획을 세워뒀는데 선발투수 운용의 폭을 줄이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제 어느정도 윤곽이 잡혔고 시범경기를 통해 마지막 퍼즐을 맞출 생각이다. 몇몇 선수들 부상은 나왔지만 그래도 준비했던 계획들을 마친 것에 만족한다”라고 스프링캠프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키움은 지난해 주축선발투수 중 한 명인 최원태를 LG로 트레이드했다. 또한 에이스 안우진이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해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커졌다. 현재 선발투수로 보직이 확정된 투수는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유이하다. 장재영, 하영민, 조영건, 주승우, 김선기 등이 남은 선발 세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홍원기 감독은 “아직 선발투수들이 누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최종 결정은 시범경기를 보고 내리려고 한다. 시즌 개막에 맞춰서 이닝도 늘려갈 예정이다. 시범경기에서 긴 이닝을 던지는 투수들이 선발투수로 나간다고 보시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줘야 하는 외국인투수 후라도와 헤이수스에 대해 홍원기 감독은 “후라도는 미국 캠프에서 보고 사실 조금 걱정을 했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캠프에 온 것 같았다. 그렇지만 역시 프로선수답게 본인이 올해 계획한 부분들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는 잘 해온 것 같다. 헤이수스는 미국 캠프 초반에 우리가 선수를 말릴 정도로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후라도가 헤이수스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하면서 적응을 도와주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전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보니 케미스트리나 시즌 운영에서 두 투수가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라고 외국인투수 듀오의 활약을 기대했다.
키움은 선발진에는 물음표가 있지만 불펜진에는 확실한 카드가 돌아왔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201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1순위)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조상우는 KBO리그 통산 299경기(379⅔이닝) 33승 24패 45홀드 82세이브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한 특급 불펜투수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68세이브를 따내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군림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묵직한 강속구가 매력적이다. 지난해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왔다. 스프링캠프 출국 때는 군 입대 전 무게에서 15kg 가량을 감량하고 돌아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만큼 조상우에 대한 기대가 크다.
홍원기 감독은 조상우의 보직에 대해 “2022년과 2023년 달랐던 점을 생각하면 2022년에는 7~9회에 뒤집어진 경기가 별로 없었고 지난해에는 경기 후반에 뒤집어진 경기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올해 9회보다 8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조상우는 제일 중요한 이닝에 나가지 않을까 싶다”라며 조상우를 전통적인 마무리투수가 아닌 필승조로 유연하게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보직에 대해 조상우는 “아직 보직에 대해서는 들은 이야기가 없다. 보직은 감독님이 결정하는 것이니 어떤 보직이든 나는 나가서 열심히 던져야 한다”라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조상우가 8회에 등판할 경우 9회를 막아줄 투수가 필요하다. 키움은 지난해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임창민이 시즌 종료 후 FA 계약을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2022년 마무리투수를 맡았던 김재웅은 6월 상무에 입대할 계획이다.
“김재웅이 상무에 가기 때문에 생각할 것이 많다”라고 말한 홍원기 감독은 “군대에 가기 전에는 본인도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팀 입장에서도 김재웅이 있고 없는 것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김재웅이 있을 때 최대한 많은 승리를 지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