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 슈퍼 스타 자리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후계자가 등장했다. 160km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한 경기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기도 한다. '대학생 오타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잭 캐글리아논(21, 3학년)은 대학 야구에서 투타 이도류로 맹활약, 드래프트 상위 지명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좌투좌타인 캐글리아논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SEC리그 마이애미 대학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100마일(161km)의 직구 최고 구속을 던지며 삼진 11개를 솎아냈다.
타석에선 2번타자로 나서 5타수 3안타 1홈런을 터뜨리며, 투타 원맨쇼를 펼치며 플로리다 대학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오타니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 겸 지명타자로 출장해 홈런을 치며 승리 투수가 된 것과 똑같았다.
플로리다 대학은 지역 라이벌 마이애미 대학 상대로 최근 10경기 9승 1패 우위를 이어갔다. 투수로 완벽투를 자랑한 캐글리아논은 SEC리그 ‘이 주일의 투수’를 공동 수상했다.
캐글리아논은 오타니와 닮은 점이 많다. 오타니와 같은 좌타자다. 피칭은 우투수인 오타니와 달리 왼손으로 던지지만, 100마일의 강속구는 닮았다. 그는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투수를 '최대의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글리아논은 지난해 여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제44회 미일대학야구선수권 대회에 미국 대표로 출전해 일본 대표팀과 경기를 하기도 했다.
캐글리아논은 2021년 고교 3학년 막판에 왼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가 손상돼 수술을 받았다. 플로리다 대학에 진학해 1학년 때는 팔꿈치 재활을 하며 지명타자로만 출장했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 시절 2018년 데뷔 첫 시즌을 뛰고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19년 지명타자로만 전념한 것과 비슷하다.
캐글리아논은 지난해는 타자로 7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3리(282타수 91안타) 33홈런 90타점 74득점 58삼진 17볼넷 16사구를 기록했다. 한 경기 홈런 3방을 터뜨리기도 했다.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투수로 복귀해 18경기(74⅔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4.34, 탈삼진 87개, 볼넷 55개 피안타율 .190을 기록했다. 투수로 등판하지 않을 때는 1루수로 출장한다.
2월 중순 대학 리그가 개막했고, 올 시즌 캐글리아논은 타자로 11경기에서 타율 4할7푼8리(46타수 22안타) 4홈런 13타점 13득점 8볼넷 4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투수로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9이닝 3실점) 18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주에는 5경기에서 24타수 10안타 3홈런 5타점을 터뜨리며 .417/.440/.792의 놀라운 슬래시 라인을 찍었다.
캐글리아논은 일찌감치 투타 겸업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2024년 프리시즌 최우수 투웨이 선수상, 2023년 ABCA(미국대학야구 코치협회) 최우수 야수상, 2023년 존 올러루드(최우수 투웨이 선수상) 파이널리스트, 2023년 올-아메리칸 퍼스트팀 만장일치 등 수상 이력이 화려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