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이 좋다네요".
KIA 타이거즈 200안타맨 서건창(35)이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오키나와리그에서 5타석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2월27일 첫 실전타격에 나선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첫 타석에서 날카로운 2루 직선타를 날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3월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는 화끈한 스윙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1회 첫 타석은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4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안타를 날렸고 소크라테스의 우월홈런으로 홈을 밟았다. 6회 세 번째 타석은 가볍게 밀어쳐 좌전안타를 생산했다.
다음날인 4일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도 2번 2루수로 출전해 1회말 1사후 첫 타석에서 까다로운 볼을 던지는 벤자민을 공략해 우전안타를 신고하더니 3회 무사 1,2루에서는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또 만들어냈다. 전날 경기를 포함해 5연타석 안타 행진이었다. 끌어당기고 밀어치고 자유자재였다. 세 번째 타석은 중견수 뜬공이었다.
KBO리그 사상 유일한 200안타맨 다운 타격이었다. 최근 수 년동안 주춤한 모습으로 걱정을 안겼던 타격이 아니었다.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에서 FA 삼수를 하며 심란했던 시간을 보냈었다. 작년 시즌을 끝으로 LG에서 방출까지 당했고 KIA 이적을 선택했다. 고향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재기에 도전하겠다는 의지였다. 5연타석 안타로 부활의 메시지를 알렸다.
확실히 달라진 타격이었다. 서건창의 5연타석 안타는 KIA에게도 호재이다. 일단 2루수 김선빈의 백업요원이지만 타격에서도 활용가치가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젊은 윤도현이 괴력스윙으로 눈길을 끌었다면 이제는 서건창이 관록의 스윙으로 주전경쟁까지 예고하고 있다. 얼굴 표정도 밝아졌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엷은 미소를 짓기도 하고 편안함이 느껴졌다.
"새로운 환경에서 마음을 비우고 재미있게 행복하게 야구하고 있다. 선수들이 너무 많이 치는 것 아니냐고 그런다.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데 이것이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다. 주변에서 '얼굴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도 그렇게 느낀다. 기술적이고 경기 때 잘하고 못하고는 떠나서 편안한 것이 만족한다. 야구를 다시 할 수 있겠다는 좋은 느낌이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과 홍세완 타격코치의 조언도 도움이 컸다. "타석에서 너무 공을 확인하고 치려는 경향이 강했다는 진단을 내려주셨다. 경기에서 그 미션을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이전보다 너무 공을 확인하려고 치다보니 타격포인트가 뒤로 밀린다는 것이다. 좀 더 앞에서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시범경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다. 확신을 갖고 들어가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백업에 안주하지 않고 주전경쟁도 예고했다. "시즌은 길고 변수도 많다. 주전으로 뛰겠다는 것이 아니지만 야구는 모른다. 그거에 맞게 준비하고 팀에 필요한 것은 하려는 마음이 크다. 필요하먼 어느 위치든 나갈 준비는 되어 있다. 또 준비하고 보여주면 감독님이 기용할 것이다. 최대한 경기 많이 나가는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건창은 우승경험이 없다. 그래서 고향팀에서 우승 반지를 끼고 싶어한다. "팀이 이기는 것이 목표이고 당연히 우승하고 싶어서 왔다.팀 분위기도 선후배 관계가 수평적이다. 선후배가 잘 어울린다.어린 선수들에게 경험했던 것 들려주려고 하고 있다. 우승도 해야 한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있다. 주변에도 좋은 평가한다. 꼭 우승반지 한번 가져보는게 내 목표이다"고 의지를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