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형종(35)이 초심을 떠올리며 부활을 위해 착실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형종은 지난 2일 대만 타이난시 시립야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4경기 출장해 7타수 무안타로 아직 안타가 없지만 2볼넷 2사구로 네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KBO리그 통산 723경기 타율 2할7푼2리(2252타수 612안타) 66홈런 291타점 321득점 28도루 OPS .775을 기록한 이형종은 2022년 11월 4년 총액 20억원에 퓨처스 FA 계약을 맺으며 키움에 왔다. 당시 한국시리즈 우승 의지가 강했던 키움은 이형종이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지만 이형종은 99경기 타율 2할1푼5리(316타수 68안타) 3홈런 37타점 35득점 OPS .646으로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키움도 간판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리그 최하위(58승 3무 83패)에 머물렀다.
키움은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던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11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핵심타자가 빠진 가운데 이형종을 비롯해 이주형, 최주환 등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이형종은 “작년에는 준비가 덜 되어있던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고 감각적인 부분도 아쉬움이 많다. 내 마음은 잘할 수 있다는 기대치가 컸는데 몸은 그정도로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차라리 마음도 몸 상태처럼 기대가 크지 않았다면 오히려 평범한 성적은 낼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몸과 마음의 괴리가 커지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창피하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컸다”라고 고개를 숙인 이형종은 “어떻게 보면 나 스스로에게도 창피할 정도로 준비를 못했다. 내가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1년 동안 경기를 뛰면서 몸을 만들었고 지난해 9월부터 비시즌처럼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준비도 잘됐고 기술적인 부분에도 집중을 많이 했다. 작년보다는 훨씬 좋다”라고 자신했다.
이형종은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타격 스탭과 스윙은 물론 헤어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기술적으로는 레그킥을 토탭으로 바꿨고 스윙도 어퍼스윙에서 레벨스윙으로 바꿨다”라고 밝힌 이형종은 “내가 가장 좋았을 때 타격폼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동안에는 어느순간부터 장타를 의식하면서 몸의 밸런스나 기술적으로 변한 것이 많았다”면서 “전력분석팀에서 타구각도에 따른 내 타율을 보여주는데 10도 부근에서 타율이 8할이 넘었다. 그리고 타구각도가 높아지거나 낮아질수록 타율이 낮아지더라. 나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실제로 수치로 보면서 더 절실히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타격 타이밍 역시 이형종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최근 경기에서 내 타이밍이 빨라진 것을 느꼈다”라고 말한 이형종은 “토탭을 하면서 공을 보는 시간이 짧아졌는데 공이 오기 전에 스윙을 하게되더라. 정확한 타이밍에 스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헛스윙이 나와서 이상했다. 나중에 영상을 보니 직구인데도 공이 들어오기도 전에 방망이가 돌아가더라. 그래서 타격 위치를 앞으로 나갈까 아니면 공을 좀 더 오래보고 쳐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시즌 전까지는 맞추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헤어스타일도 다시 특유의 장발 스타일로 돌아가고 있는 이형종은 “사실 항상 머리를 길렀지만 올해는 준비를 할 때부터 그렇게 준비를 했다. 캠프를 가기 전에 다듬을 수도 있었는데 처음에 머리를 기르면서 ‘눈치보지말고 야구만 열심히 하자’라고 다짐했던 마음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 머리를 길렀다. 다만 머리를 기르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 당연한 이미지가 돼서 뒷머리만 살짝 염색을 했다. 어쨌든 거울을 자주 볼 때마다 보이니까 샤워를 하든 운동을 하든 머리를 보면서 그런 마음가짐을 스스로 되새기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든 수치에서 커리어하이를 찍고 싶다”라고 올 시즌 목표를 밝힌 이형종은 “일단 3할 타율을 만들고 싶고 홈런은 알아서 나오게끔 만들면서 10개, 15개 정도 치고 싶다. 무조건 3할은 아니더라도 3할 언저리 정도 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3할과 두 자릿수 홈런을 꼭 이뤄내고 싶은데 가능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