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이 홈런을 허용한 후 ‘배트 플립과 산책 주루’를 한 상대 타자에게 발끈했다.
콜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시범경기에 첫 등판한 콜은 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실점을 허용했다. 1회 선두타자 산티아고 에스피날을 중견수 직선타로 아웃을 잡았다. 달튼 바쇼도 중견수 뜬공으로 2아웃.
2사 후 데이비스 슈나이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리곤 다니엘 보겔백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96마일 직구가 몸쪽 높게 들어가면서 보겔백의 벼락같은 스윙에 제대로 걸려, 맞자마자 홈런임을 알 수 있는 큰 타구였다.
이후 어니 클레멘트에게 중월 3루타를 맞고, 투구수가 많아지자 콜은 해리슨 코헨으로 교체됐다. 코헨이 네이선 루크를 삼진으로 잡고 1회가 끝났다.
2회 콜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2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끝냈다. 내야 땅볼, 외야 뜬공, 삼진으로 이닝 종료.
3회 콜은 선두타자 에스피날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바쇼는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 39구에서 이날 등판을 마쳤다. 구원 투수가 콜이 남겨둔 1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면서 실점은 3점이 됐다.
1회 홈런을 허용한 장면에서 콜은 기분이 언짢았다. 콜 상대로 홈런을 친 보겔백은 배트 플립을 하고서 유난히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타격 후 1루,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오는데 약 30초가 걸렸다.
콜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보겔백에 대해 날선 발언을 했다. 그는 “오늘이 며칠인가. 아직 2월인가. 3월 1일? 그는 그 홈런을 즐겼다”고 비꼬아 말했다.
이어 ‘보겔백의 즐거움을 기억할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콜은 “나는 많은 것을 잊지 않는 편이다”고 말하며 뒤끝을 보였다.
미국 매체들은 보겔백이 배트 플립을 하고 천천히 뛰면서 콜을 자극시켰다고 전했다.
보겔백은 지난해 뉴욕 메츠에서 104경기 타율 2할3푼3리(275타수 64안타) 13홈런 48타점 OPS .742를 기록했다. 빅리그 통산 8시즌을 뛰며 타율 2할2푼 80홈런 238타점 OPS .753을 기록했다.
시즌 후 FA가 된 보겔백은 2월 중순 토론토와 1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 트레이닝에 초청 선수로 참가하고 있다. “잊지 않겠다”는 콜이 정규 시즌에서 보겔백과 상대할 기회가 생길 지 주목된다.
콜은 2020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9년 3억 24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이번 겨울 LA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 계약을 하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 계약이었다.
콜은 지난해 33경기(209이닝)에 등판해 15승 4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생애 첫 사이영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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