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한화 이글스 3년차 외야수 이상혁(22)이 잊지못할 경험을 했다. 한화에 복귀한 ML 78승 리빙레전드 류현진의 실전용 공을 타석에서 쳐내 안타를 만든 것이다. 류현진은 2일 오키나와 나하시 고친다구장에서 65구를 던지며 개막전 등판을 향한 실전 빌드업을 시작했다.
이상혁은 류현진의 첫 라이브 피칭의 상대타자로 나섰다. 그런데 첫 타석에서 예기치 않은 상황이 빚어졌다. 김태연에 이어 두 번째 타자로 나섰으나 4구째 몸쪽으로 실투가 들어오며 오른팔뚝을 맞은 것이었다. 제구력으로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장인답지 않는 실투였다.
아무래도 첫 야외에서 첫 라이브 피칭이라는 환경이 낳은 실수였다. 류현진도 당황했는지 "괜찮아?"라며 놀라워했다.이어 큰 이상이 없는 점을 확인하고 "내가 밥을 사겠다"며 웃었다. 류현진은 "몸쪽으로 던지려고 했다. (내가)잘 맞히지 않는데..."라며 "그래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밥이 문제겠는가"라며 멋적게 웃었다.
이상혁은 이후 세 타석을 더 상대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류현진의 몸쪽 공에 막혀 방망이가 부러졌다. 타구는 힘없이 투수 옆쪽으로 흘렀다. 세 번째 타석은 적극적인 타격으로 두 번의 땅볼 파울타구를 만들었다. 드디어 네 번째 타석에서는 3구를 끌어당겨 우익수 오른쪽으로 안타성 타구를 날리는 기염을 토했다. 보는 이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상혁은 2022년 입단해 작년까지 육성선수신분이었고 작년 정식선수로 승격해 1군에 데뷔했다. 7경기에 출전해 딱 2타석을 소화했다. 이번에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어 구슬땀을 흘렸고 대선배의 공을 때리는 기회도 얻었다. 볼에 맞아 밥턱까지 누리게 됐고 향후 성장할 수 있는 귀중한 에너지까지 얻었다.
이상혁은 "맞은 곳은 전혀 괜찮다. 타석에 서서 직접 공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치기 어려웠다. 직구는 구속보다 더 빠른 느낌이고, 변화구 구종도 다양해서 대응이 쉽지 않은데 제구까지 잘 된 공이어서 타자 입장에서 쉽지 않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1군 캠프에서 끝까지 치르고 있는데 오늘 경험은 나에게 좋은 경험이자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며 다시 한 번 의미를 부여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