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1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으로 활약했다. 3출루 경기를 만들었다.
10년 7억 달러라는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을 맺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이날 두 번째 시범경기 선발 출장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밀어쳐서 비거리 115m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화끈한 신고식을 펼쳤다. 이튿날인 29일에는 깜짝 결혼 소식까지 발표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타니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언제나 따뜻한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즌도 다가오고 있는데 오늘은 여러분에게 제가 결혼을 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결혼까지 발표하고 3일 만에 다시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1회 첫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3회말 1사 2루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는 1-2루 간의 깊숙한 코스로 타구를 잡아 당겼고 2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가 됐다. 클리블랜드 2루수 안드레스 히미네스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오타니의 타구를 잡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두 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1-2로 끌려가던 5회말, 2사 2루의 기회에서 등장한 오타니는 다시 침착하게 공을 지켜봤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3출루 경기를 완성하고 교체됐다. 트래비스 스웨거티가 대주자로 투입됐다.
이로써 오타니의 스프링캠프 성적은 타율 5할,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917을 마크했다.
지난 2018년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오타니는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모조리 새롭게 쓰고 있다. 타자로 통산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OPS .922,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시도만 했을 뿐 모두가 성공하지 못했던 투타겸업을 실제로 성공했다. 만화 야구를 펼치는 '만찢남'의 면모를 보여줬다.
2021년 타자로 155경기 타율 2할5푼7리(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OPS .965, 투수로 23경기(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개인 첫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해 개인 통산 두 번째 MVP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타자로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MVP의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의 2차례 MVP 모두 만장일치 MVP라는 것은 위대함을 알려주는 대목.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LA 에인절스에서 영광의 시절을 보냈지만 정적 팀은 언더독을 전전했다. 6년 동안 월드시리즈는 커녕 포스트시즌 무대조차 한 번도 밟지 못한 오타니는 승리와 우승에 대한 갈증을 표현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352억원)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올해는 투수로 나설 수는 없다. 투타겸업 없이 타자로만 시즌을 치른다. 타자로서도 최정상 레벨의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갈아입고도, 그리고 결혼을 하고서도 자신의 역량을 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