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이 모든 것을 갖추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KIA 타이거즈 불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새 얼굴의 가세, 기존의 부진했던 불펜투수의 회복 등 예년보다 훨씬 뎁스가 두터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범호 감독도 필승조의 폭이 넓어졌다면서 특정투수에 기대지 않고 골고루 이닝을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첫 번째 희망을 안긴 투수는 마무리 정해영이었다. 지난 2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3-0으로 앞서 9회초 첫 등판해 아웃카운트 3개를 가볍게 삭제하고 1이닝을 책임졌다. 2루땅볼, 삼진, 좌익수 뜬공이었다. 공 8개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첫 등판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이다.
내용이 좋았다. 평균구속이 144km를 찍었다. 회전력도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정해영이 데뷔 이후 역대 캠프에서 구속은 135km 정도 나왔고 최대 138km였다. 첫 등판인데도 역대 최고의 구위를 보여주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정해영는 필승조의 정점이다. 작년의 부진을 털어낼 것이라는 희망을 안겼고 KIA 필승조의 힘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정해영 뿐만이 아니다. 한때 마무리급 필승조의 핵심이었던 사이드암 박준표도 힘찬 투구로 회생의 조짐을 보였다. 2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아주었다. 멀티이닝이 가능한 베테랑 불펜요원으로 활용이 가능해졌다. 2021 홀드왕 장현식도 작년 부진했으나 145~146km짜리 싱싱한 직구를 뿌리며 회복을 알렸다. 2년차 좌완 곽도규도 작년보다 확실히 구위가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대졸 신인투수 김민주가 화끈한 투구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자체 청백전에서 삼진-삼진-삼진으로 신고식을 하더니 일본 야쿠르트 타자들도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과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선배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감독이 "선배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칭찬했다. 1군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작년 KIA 필승조는 마무리 정해영을 필두로 8회의 남자 전상현, 사이드암 임기영, 좌완 최지민과 이준영이 핵심멤버였다. 여기에 장현식과 박준표가 회복한데다 왼손 곽도규와 신인 김민주까지 힘을 보태는 모양새이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좌완 장민기, 베테랑 김대유도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개막 엔트리 경쟁도 그만큼 뜨거워졌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는 필승조 투수들이 더 많아졌다. 서로 힘을 분담하면서 운용할 수 있다. 작년 임기영이 많이 던졌지만(82이닝) 이닝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KIA는 선발진이 좋은데 불펜까지 모든 것을 갖춘 것 같다. 정해영을 필두로 우완, 좌완, 사이드암까지 적절하게 구축되어 있다. 작년보다 더욱 강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