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디트리히 엔스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고전했다.
엔스는 올해 새로 가세한 외국인 선수로 일본프로야구에서 2년간 뛴 경험이 있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를 1선발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캠프를 마무리하는 연습경기에서 숙제거리를 드러냈다.
LG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 스쿨 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LG는 박해민(지명타자) 홍창기(우익수) 김현수(좌익수) 오스틴 딘(1루수) 오지환(유격수) 문보경(3루수) 박동원(포수) 김현종(중견수) 신민재(2루수)가 선발 출장했다.
NC는 박민우(2루수) 서호철(3루수) 박건우(지명타자) 권희동(좌익수) 김성욱(우익수) 최정원(중견수) 김수윤(1루수) 박세혁(포수) 김주원(유격수)이 선발 출장했다.
엔스는 선발 투수로 등판해 3이닝 동안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1회 NC 톱타자 박민우를 상대로 볼 4개를 연속 던져 볼넷으로 내보냈다. 첫 타자부터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서호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1사 1루에서 박건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1,3루 위기에서 권희동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계속된 1사 1,3루 위기에서 김성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째를 허용했다.
2회 수비 도움으로 실점은 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김주원을 2볼-2스트라이크에서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박민우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회 선두타자 서호철에게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3실점째. 이어 박건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루에서 권희동을 2루수 뜬공, 김성욱을 좌익수 뜬공, 최정원을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엔스는 3이닝 60구(스트라이크 40구)를 던졌다. 투구수가 많았다. 직구 31개, 커브 11개, 커터 9개, 체인지업 7개, 슬라이더 2개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 평균은 146km를 기록했다. 제구가 불안했고, 변화구도 아쉬웠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는 오늘 제구가 조금 안 되면서 다소 고전했는데, 이런 점들이 오히려 첫 경기에서 나온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에서는 제구가 안 좋은 상황에서 타자와 승부를 결정짓는 공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투구수도 많아졌다. 이런 점은 시범경기를 통해 보완해야 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결국 엔스가 KBO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커브와 체인지업이 필요한데, 시범경기 동안 박동원과 그 구종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식의 피칭디자인을 가져가야할 것인지에 대해 오늘 경기를 통해 미리 준비하고 체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보완점을 언급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는 부상 이슈로 시즌 막판 구단과 관계가 틀어진 11승 투수 플럿코와 결별하고, 엔스를 영입했다.
LG는 엔스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새 외국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대치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엔스는 2012년 드래프트 19라운드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다.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2021년 탬파베이에서 불펜 투수로 다시 빅리그 무대에서 던졌다. 메이저리그 통산 11경기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85경기(739이닝) 55승 40패 3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엔스는 2022~2023년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에서 2년간 뛰었다. 첫 해 2022년 23경기(122⅓이닝)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4로 맹활약했으나, 지난해는 12경기에서 1승 10패 평균자책점 5.17로 부진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엔스는 “포심, 투심, 체인지업, 커터, 슬라이더, 커브를 던진다”고 자신의 구종을 소개하고 “패스트볼과 커터가 가장 자신있는 구종이다”고 했다. 왼손 투수로 빠른 볼에 강점이 있다.
관건은 변화구다. 염 감독은 엔스가 계약을 하고 나서 비시즌 체인지업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라고 숙제를 내줬다. 체인지업 구종 가치를 높여야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엔스는 캠프 초반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에서 체인지업에 대한 준비를 칭찬받기도 했다. 꾸준함을 보여줘야 한다. 엔스 역시 일본에서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엔스는 일본에서 성공과 실패에 대해 “첫 해 직구와 커터 외에도 커브, 체인지업도 잘 던지면서 빠른 구종에만 의존하지 않고 변화구를 잘 던졌기에 성공했다고 본다"며 "2년차에는 일본 타자들이 내 공에 조금 익숙해지면서 칠 것과 안 칠 것을 정해놓고, 어떻게 보면 버릴 공은 버리고, 노리는 공 위주로 타격했다.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못하면서, 타자들은 여유를 갖고 기다렸다. 내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부진했던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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