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지난해 10월 50세 생일을 맞은 스즈키 이치로가 여전한 건재를 과시하며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치로는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에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훈련 중인 선수단과 함께하고 있다. 현역 시절 팀의 간판스타였고, 현재도 구단주 특별 보좌역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으니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단순한 참관이나 조언을 건네는 정도가 아니다. 실제 유니폼이나 연습복을 입고 선수들과 함께 직접 훈련에 참여한다.
‘피칭 닌자’로 불리는 유튜버 겸 해설가 롭 프리드먼은 1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의 캠프를 방문했다가 이 모습을 촬영해 짧은 동영상 몇 개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치로가 그라운드에서 캐치볼하는 장면, 그리고 토스 배팅하는 광경이다.
특히 공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잔디 위였지만 마치 등판을 앞둔 투수의 불펜 피칭처럼 전력을 실어 강하게 공을 뿌리고 있다.
이를 본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 ‘아니, 당장 현역으로 복귀해도 되겠는데’, ‘나이가 50인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몸이 달라진 게 없네’,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도 지지 않을 거야’ ‘백넘버처럼 51세까지 뛰어도 충분했을 듯’ 등의 반응이다.
가장 많은 하트를 받은 댓글은 따로 있다. ‘저 형님은 아마 아흔이 돼서도 90마일(약 145㎞)을 던질 수 있을 거야’라는 찬사가 맨 위로 올라갔다.
이치로의 왕성한 활동은 지난 겨울에도 몇 차례 화제가 됐다. 일본의 학생 선수들을 가르치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일일 코치를 자처하고 있다.
11월에는 홋카이도를 찾는 일정이었다. 이곳 아사히카와 히가시 고교를 방문해 타격 이론을 강의할 때다. 직접 타석에 들어서 프리 배팅으로 시범 조교까지 맡았다.
그러던 중 사고(?)가 일어났다. 받아 친 타구가 20m 높이의 안전 그물망을 넘어 한참 (수학) 수업 중이던 4층 교실의 유리창을 박살 낸 것이다. 이를 보도한 MLB.com은 비거리를 426피트(약 130m)로 추정했다. 야구부는 물론 학교 관계자들은 “저렇게 멀리 치는 사람은 이제껏 본 적이 없다”며 깜짝 놀랐다.
타격만이 아니다. 그 역시 이도류를 수행 중이다. 투수로 활약도 거칠 게 없다. 3년째 이어지는 이벤트 경기가 있다. 자신이 만든 팀 고베 치벤과 여자 고교 대표팀의 친선 경기다.
여기서 그는 매번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게다가 무조건 9회까지 완투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작년 11월에도 마찬가지다. 116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안타 5개를 맞고, 삼진은 9개를 빼냈다. 스코어 4-0으로 이치로 팀의 승리였다.
물론 그의 사전에 대충 대충은 없다. 투구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한다. 50세 투수의 최고 구속은 138㎞를 찍었다. 직구만 던지는 게 아니다. 슬라이더, 커브도 구사한다.
3년 전 첫 경기 때는 투구수 130개를 넘겼다. 7, 8회쯤에는 다리에 경련이 와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 하지만 절뚝이면서도 마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보여주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전설의 타자는 새로운 역사를 앞두고 있다. 내년 1월에 명예의 전당에 오를 후보 자격을 갖는다. 현재까지는 헌액이 유력하다. 만장일치냐, 아니냐가 문제라는 관측이다. 이제까지 투표인단(당시 425명) 모두의 찬성표를 받은 인물은 마리아노 리베라가 유일하다. 야수 중에는 데릭 지터가 397표 중에 396표를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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