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와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해낸 김태형 감독의 조언 덕분일까. 롯데 자이언츠 애증의 우타 거포 한동희(25)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3월의 첫날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동희가 자신감이 붙었다. 수비도 그렇고, 타석도 그렇고 뭔가 달라졌다”라고 한동희의 부활을 조심스럽게 예감했다.
‘롯데 영구결번’ 이대호의 모교인 경남고 출신인 한동희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우타 거포로 이름을 날리며 ‘포스트 이대호’라는 별명을 얻었고, 롯데 입단 후에도 이대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입단 후 2년 동안 1군 적응에 애를 먹은 한동희는 2020년 135경기 타율 2할7푼8리 17홈런 67타점으로 마침내 잠재력을 발산했다. 이듬해에도 129경기 타율 2할6푼7리 17홈런 69타점을 쳤고, 2022년 129경기 타율 3할7리 14홈런 65타점으로 기세를 이었다.
한동희는 프로 6년차인 지난해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시즌을 보냈다. 10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3리 5홈런 32타점 장타율 .304의 커리어 로우를 쓰며 우타 거포의 위용을 잃었다.
절치부심을 외친 한동희는 지난 1월 우상 이대호의 지원을 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강정호 야구 아카데미를 방문, 열흘 간 특별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2월 괌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김태형 감독, 김광수 수석코치, 김주찬 타격코치의 조언 아래 좋은 감을 이었고, 오키나와 2차 캠프로 이동해 연습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신고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김 감독은 “작년 해설위원 시절 일찍 나와서 한동희를 봤는데 연습 타격인데도 중심에 못 맞혔다. 방망이를 들고 있다가 나가는 타이밍을 못 잡더라”라며 “나와 강정호 모두 동희에게 기다리는 걸 주문했다. 여유와 확신이 있으면 공을 기다린 상태에서 치는데 불안하면 자꾸 쫓아나간다. 결국 심리적인 부분이다. 올해는 괜찮을 것 같다. 좋은 카운트에서 과감하게 치게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나는 감독이 공격적인 성향과 자신감 있는 타격을 좋아한다고 해서 코치들에게 이를 선수들에게도 주문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감독 야구가 된다. 머뭇거리면 감독이 싫어하니까 영혼 없이 초구부터 아무거나 휘두른다. 두산 시절에도 2군에서 막 올라온 선수들이 감독이 주저하는 걸 싫어한다고 그냥 막 휘두른 경우가 있었다”라며 “확신을 갖고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확신을 가지려면 연습을 많이 하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라고 한동희가 가져야할 마인드를 덧붙였다.
한동희는 캠프 기간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로 김태형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 및 조언을 꼽았다. 이를 들은 김 감독은 “(한)동희는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럼 뭐라고 하겠나. (이)대호 형 때문에 달라졌다고 하면 나한테 죽는다”라고 농담하며 껄껄 웃었다.
한동희는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 1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한 상태다. 최종 합격할 경우 6월 입대해 2025년 겨울까지 군 복무를 하게 된다. 한동희는 6월까지 달라진 타격을 선보인 뒤 상무로 향해 퓨처스리그에서 기세를 그대로 잇는 게 목표다.
김 감독은 “(한)동희는 그냥 지금처럼 좋은 카운트에서 막 치게 하면 홈런 20개는 치고도 남을 거 같다. 자신감을 확실히 찾았고, 기술적으로도 안정감이 생겼다”라고 한동희의 2024시즌 부활을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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