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성이 있다".
KIA 타이거즈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쌍둥이 천재타자가 탄생할 조짐이다. 이범호 감독이 3년차 윤도현을 타격에 대해 "천재성을 갖추고 있다"고 극찬했다. 윤도현은 오키나와 첫 실전에서 홈런 포함 4안타를 터트리더니 박세웅을 상대로 우월홈런, 김원중을 상대로 우중간 3루타를 터트리며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 감독은 지난 2월28일 롯데전에서 박세웅을 상대로 홈런을 터트린 장면에서 윤도현의 노림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윤도현은 146km짜리 바깥쪽 초구를 공략해 큼지막한 우월아치를 그렸다. 경기후 "바람이 외야 우측으로 불고 있었다. 타이밍을 뒤에 두고 밀어서 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맞아떨어졌다"고 홈런의 비결을 밝혔다.
이 감독은 "홈런을 때리고 더그아웃에 들어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어린 선수가 이렇게까지 생각하며 타격을 하나 싶었다. 실제로 맞다면 대단한 것이다. 신인부터 타격에 재능을 보였다. 치는 것이 남달랐다. 변화구에 대한 대응력도 있어 보인다. 타격은 천재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정작 윤도현은 "홈런을 때려 기분은 좋지만 캠프때는 투수들이 100% 상태가 아니어서 큰 의미는 없다"며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몸에 비해 파워가 있어 장타는 자신감이 있다. 컨택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일본(야쿠르트) 투수들과도 변화구에 삼진을 당했으나 자신있는 스윙으로 정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윤도현의 타격을 바라보는 눈길에는 놀라움과 희망이 담겨있다. 빠르고 강한 장거리 타구를 생산하는 파워스윙이 일품이다. 수비도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치를 갖고 있다. "28m 달리기에서 도영이 보다 0.01초 늦었다"고 말할 정도로 다리도 빠르다. 공수주를 갖춘 천재타자가 또 한 명 등장한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부상(중수골 골절과 햄스트링)으로 1군은 단 1타석, 2군은 38타석 소화에 그쳤다. 고교시절 라이벌이었던 김도영이 1군 간판선수로 발돋음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재활을 마치고 벌크업까지 거쳐 완벽한 몸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중고신인으로 프로 정복에 나섰다. 시범경기까지 여러가지 점검도 받고 고비도 넘어야하지만 천재성은 인정받고 있다. 잠재력을 본다면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특히 동기생 김도영도 친구의 활약을 반겼다. "올해는 도현이가 진짜 잘할 것 같다. 진짜 재능충은 내가 아니라 도현이다. 되게 야구를 잘해서 경기 나가면 칠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든다. 그래서 도현이는 잘해야 될 선수가 아니라 잘할 것 같다는 선수로 뽑고 싶다. 도현이랑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며 응원했다. 윤도현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KIA는 쌍둥이 천재타자를 품게 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