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형종(35)이 지난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반등을 다짐했다.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키움은 지난해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우승 도전을 위해 오랜만에 외부영입에 나선 키움이 선택한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이형종이다. 이형종은 2022년 11월 4년 총액 20억원에 퓨처스 FA 계약을 맺으며 키움에 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키움과 이형종 모두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형종은 개막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점차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99경기 타율 2할1푼5리(316타수 68안타) 3홈런 37타점 35득점 OPS .646으로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키움도 간판타자 이정후의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리그 최하위(58승 3무 83패)에 머물렀다.
키움은 올 시즌 팀내 최고 스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9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에이스 안우진을 비롯한 젊은 주축투수들이 대거 군에 입대했다. 이 때문에 올 시즌 키움이 어려운 시즌을 보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KBO리그 통산 723경기 타율 2할7푼2리(2252타수 612안타) 66홈런 291타점 321득점 28도루 OPS .775을 기록한 이형종이 본인의 커리어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준다면 키움도 충분히 저력을 발휘 할 수 있는 팀이다.
이형종은 연습경기 3경기에서 아직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6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대신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2개로 4출루에 성공했다. 지난달 29일 대만 핑둥현에서 열린 중신과의 연습경기에는 몸에 맞는 공의 여파로 선수보호 차원에서 출전하지 않았다.
이형종은 “오늘 경기도 뛸 수는 있었는데 지난 경기에서 종아리에 맞은게 조금 아파서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배려로 쉬게 됐다.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시즌 준비는 잘 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좋았고 대만에 막 도착했을 때도 컨디션이 정말 좋았는데 지금은 살짝 타격 사이클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타격 사이클이 중요하지 않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며 잘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현재 몸상태를 밝혔다.
“작년에는 준비가 덜 되어있던 것 같다”라며 지난 시즌을 돌아본 이형종은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고 감각적인 부분도 아쉬움이 많다. 내 마음은 잘할 수 있다는 기대치가 컸는데 몸은 그정도로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차라리 마음도 몸 상태처럼 기대가 크지 않았다면 오히려 평범한 성적은 낼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몸과 마음의 괴리가 커지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낸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창피하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컸다”라고 말한 이형종은 “어떻게 보면 나 스스로에게도 창피할 정도로 준비를 못했다. 내가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1년 동안 경기를 뛰면서 몸을 만들었고 지난해 9월부터 비시즌처럼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준비도 잘됐고 기술적인 부분에도 집중을 많이 했다. 작년보다는 훨씬 좋다”라고 자신했다.
이형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 스탭과 스윙에 변화를 줬다. “기술적으로는 레그킥을 토탭으로 바꿨고 스윙도 어퍼스윙에서 레벨스윙으로 바꿨다”라고 밝힌 이형종은 “내가 가장 좋았을 때 타격폼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동안에는 어느순간부터 장타를 의식하면서 몸의 밸런스나 기술적으로 변한 것이 많았다”면서 “전력분석팀에서 타구각도에 따른 내 타율을 보여주는데 10도 부근에서 타율이 8할이 넘었다. 그리고 타구각도가 높아지거나 낮아질수록 타율이 낮아지더라. 나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실제로 수치로 보면서 더 절실히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타격 타이밍 역시 이형종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최근 경기에서 내 타이밍이 빨라진 것을 느꼈다”라고 말한 이형종은 “토탭을 하면서 공을 보는 시간이 짧아졌는데 공이 오기 전에 스윙을 하게되더라. 정확한 타이밍에 스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헛스윙이 나와서 이상했다. 나중에 영상을 보니 직구인데도 공이 들어오기도 전에 방망이가 돌아가더라. 그래서 타격 위치를 앞으로 나갈까 아니면 공을 좀 더 오래보고 쳐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시즌 전까지는 맞추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작년에 가장 좋은 기회가 찾아왔는데 정말 야구를 너무 못했다”라고 아쉬워한 이형종은 “올해는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작년에 잘 못한 것을 만회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키움에서 정말 많은 기대를 가지고 나를 데려왔는데 보답을 하지 못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실력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키움이 나를 데려온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게 가장 큰 마음이다”라고 올 시즌 반등 의지를 불태웠다.
반등을 꿈꾸고 있는 이형종은 “3할 타율을 만들고 싶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홈런은 10개, 15개를 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꼭 3할이 아니더라도 3할 타율 근처에 머물면서 모든 수치에서 커리어하이를 찍고 싶다. 꿈 같은 목표지만 3할과 두자릿수 홈런을 꼭 이뤄내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