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주형(23)이 ‘포스트이정후’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다짐했다.
키움은 지난달 29일 대만 핑둥현 CTBC 파크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와의 연습경기에서 3-2로 승리하고 대만 연습경기 2승 2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주형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주형은 지난 시즌 후반에 좋지 않았던 부위가 느낌이 이상하다고 해서 오늘 휴식을 줬다. 워낙 경기 출장 의지가 강한 선수지만 1경기 쉬면 될 것을 더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대만 캠프를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주형을 이날 출전시키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주형은 “크게 아픈 것은 아니다. 무난하게 잘 준비하고 있다. 허벅지 앞쪽 근육이 불편한건데 자주 다치는 곳은 아니다. 작년에 처음 아팠던 곳이라서 어떻게 관리할지 몰랐는데 이제는 관리하는 법도 알고 끊어야 할 때 멈출줄도 알게 됐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13순위)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주형은 입단 당시부터 빼어난 타격능력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내야 수비가 되지 않아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말랐던 LG는 선발투수 최원태를 받는 대가로 김동규,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포함해 이주형을 키움으로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키움은 이주형을 영입하자마자 주전 중견수로 기용했다. 이주형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를 대신해 69경기 타율 3할2푼6리(215타수 70안타) 6홈런 36타점 32득점 3도루 OPS .897을 기록하며 풀타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올해는 무조건 풀타임을 뛰는 것이 목표다”라고 공언한 이주형은 “풀타임으로 시즌을 뛰면서 나온 성적표를 보고 난 뒤에야 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성이 생길거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그냥 다 과감하게 해보고 내 약점과 장점을 잘 파악해서 다음 시즌에 더 좋은 활약을 했으면 좋겠다. 올해는 144경기를 다 뛰고 싶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주형은 대만 연습경기에서 3경기 타율 1할6푼7리(6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 25일 중신전에서 시원한 스윙으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로니 도슨과 함께 백투백홈런을 기록했다.
“전 경기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서 첫 타석부터 스윙을 하려고 했다. 운이 좋게 실투가 들어와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한 이주형은 “미국에서 준비를 잘 했고 대만에서는 실전경기를 위주로 준비를 하고 있다. 타석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 타석 한 타석 볼에 반응하지 않는데 초점을 맞추고 타격을 하려고 한다. 올해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도 도입이 된다. 대만에서는 스트라이크 존이 조금 넓은 것 같은데 신경쓰지 않고 내 스트라이크 존을 지키고 풀스윙을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올 시즌 준비 과정을 이야기했다.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9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한국 최고의 타자가 이탈한 것은 키움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다. 그만큼 ‘포스트이정후’라고 불리는 이주형의 역할이 중요하다.
“작년에는 운이 너무 좋았다”라고 말한 이주형은 “포스트이정후라는 말을 들으면 부담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살짝 부끄럽다. 빨리 그런 수식어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드려서 팬들이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에 보답을 하고 싶다”라며 올 시즌 이정후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