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내 성대모사를…” 권위 버린 57세 수비코치, KT 내야는 지금 ‘金호수비’에 빠졌다 [오!쎈 오키나와]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2.29 19: 40

“코치님의 유머 감각 덕분에 밝게 훈련하고 있습니다.”
KT 위즈는 스프링캠프에 앞서 2024시즌 1군 수비를 담당할 지도자로 15년 넘게 수비 지도 외길을 달려온 김호 코치를 전격 영입했다. 현역 시절 쌍방울 레이더스, 해태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에서 내야수로 뛴 김 코치의 주 파트는 KT 내야 수비다. 
김 코치는 2003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뒤 2006시즌 한화 이글스 1군 수비코치를 맡으며 제2의 커리어를 열었다. 이후 강릉영동대학교 코치를 거쳐 삼성 라이온즈 1군, 2군, 육성군에서 수비 및 작전을 지도했고, 2019년 LG 트윈스로 향해 4년 동안 1군 주루코치, 외야수비코치를 역임했다.

KT 김호 코치 / KT 위즈 제공

2023시즌 강릉영동대학교로 잠시 돌아갔던 김 코치는 KT 영입 제의를 받으며 2년 만에 프로 무대로 컴백했다. 
김 코치는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 때부터 탁월한 친화력과 적극적인 소통을 앞세워 박경수, 박병호, 황재균, 김상수 등 베테랑들이 즐비한 KT 내야진의 건전한 훈련 분위기를 조성했다. 때로는 강도 높은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베테랑, 신예할 것 없이 내야진 전체의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1967년생인 김 코치는 올해로 57세가 된 베테랑 중의 베테랑 코치다. KBO리그 현역 최고령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보다 불과 1살이 어리다. 그러나 김 코치에게 나이에서 오는 권위는 없다.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며 친구 같은 코치로서 KT 내야수들과 호흡하고 있다. 
KT 김호 코치 / KT 위즈 제공
김 코치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김호수비’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김호 수비코치’를 붙여서 읽었을 때를 착안한 닉네임이다. 김 코치와 선수들과의 케미가 얼마나 좋은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지도에 여념이 없는 김 코치는 “야구가 즐거워야 집중력이 생긴다. 시작이 좋아야 훈련 효과가 좋다”라며 “코치는 선수들과 가까워져야 한다. 선수들이 이제 내 성대모사를 할 정도로 서로 편하게 지낸다”라고 전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김 코치의 남다른 ‘워크 에식’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펑고를 비롯한 수비 훈련을 할 때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유니폼을 착용하는 김 코치다. 
김 코치는 이에 대해 “나 자신이 지키는 선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라며 “코치는 그라운드에서 항상 모범을 보여야 한다. ‘코치가 이렇게 준비했으니 여러분도 내 뜻을 알고 준비해줬으면 한다’라는 의미도 있다”라고 말했다. 
KT 김호 코치 / KT 위즈 제공
김 코치는 “KT가 정말 야구를 잘 하는 팀,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라는 소리를 듣게 만들고 싶다”라는 지도 목표도 밝혔다. 
아버지뻘인 코치가 권위를 내려놓자 내야 훈련은 KT 선수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이 됐다. 
주장 박경수는 “확실히 경험이 많으신 코치님이라 선수들의 생각을 잘 이해해주시고, 선수들 개개인에 맞는 지도법을 준비해주신다. 또 코치님의 유머 감각 덕분에 밝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김호수비’ 효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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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박경수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4.0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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