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로 변신한다".
KIA 타이거즈 좌완 김기훈(24)이 시즌의 항로를 변경한다. 오키나와 2차 캠프 도중 29일 귀국길에 올랐다. 1라운드 고졸루키 조대현(19)도 함께 짐을 꾸렸다. 두 투수는 함평 훈련장에 합류해 훈련을 받는다. 김기훈은 불펜 준비를 중단하고 투구수를 늘리며 선발투수를 소화할 수 있는 어깨를 만든다.
김기훈은 2022시즌 막판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150km짜리 볼을 던져 기대감을 높였다. 작년 시즌 선발 또는 불펜 활용이 모두 열려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 경쟁을 벌였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 불펜에서 개막을 맞이했으나 제구이슈에 막혀 제몫을 못했다.
29경기에서 31⅓이닝을 던지며 2승을 기록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신임 정재훈 이동걸 코치와 함께 재조정 시간을 가졌다. 좌완 구위형 불펜요원으로 활용할 방침을 세웠다. 1이닝을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기대했다. 비시즌 기간중에는 호주리그에 참가해 실전에서 단련 시간을 가졌다.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 승선해 훈련을 펼쳤다. 오키나와 2차 캠프로 이동해 25일 KT 위즈를 상대로 첫 실전에 나섰으나 아웃카운트 없이 2안타 1볼넷 1폭투를 내주고 3실점했다. 직구 스피드가 129~136km에 그쳤다. 구위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은 것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고민끝에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불펜요원이 아닌 선발투수 예비군으로 편입한 것이다. 현재 1군용 좌완 불펜들이 많은데 6~8선발이 부족한 점도 작용했다. 이 감독은 "짧게 활용할 생각을 했는데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본인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선발투수로) 길게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함평에서 선발투수 이닝을 소화하는 훈련을 펼칠 것이다"고 말했다.
조대현은 2024 1라운드에 낙점한 유망주이다. 큰 키에 150km 직구를 던질 수 있어 가능성을 보기 위해 캠프 명단에 넣었다. 선배들과 프로의 첫 캠프를 소화했다. 25일 KT전에서 첫 등판했다. 1이닝 동안 2볼넷(1폭투)을 내주었으나 실점은 하지 않았다. 최고구속 141km을 기록했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차분이 구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감독은 "가지고 있는 역량은 대단하다. 다만 어린 신인으로 캠프에 참가하다보니 기라성 같은 선배들 틈에서 조금은 위축이 된 것 같다. 투구할 때 힘도 많이 들어가더라. 첫 캠프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함평에서 차분히 빌드업을 한다. 좋아지면 다시 부르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