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최지훈(27)이 이전과는 다른 뛰는 야구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최지훈은 지난 28일 대만 타이난시 시립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1회초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지훈은 SSG가 2-0으로 앞선 2회 2사 3루에서 볼넷을 골라내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서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2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고 고명준의 2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4회 선두타자로 나선 최지훈은 가볍게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이날 경기 두 번째 도루를 성공시키며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대주자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SSG는 12-3 완승을 거두고 연습경기 2연승을 달렸다.
올해로 프로 5년차 시즌을 맞이한 최지훈은 KBO리그 통산 524경기 타율 2할7푼5리(1958타수 538안타) 18홈런 163타점 299득점 96도루 OPS .707을 기록했다. 2022년 144경기 타율 3할4리(569타수 173안타) 10홈런 61타점 93득점 31도루 OPS .789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지난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정규시즌에는 117경기 타율 2할6푼8리(462타수 124안타) 2홈런 30타점 65득점 21도루 OPS .672로 고전했다.
올 시즌 반등을 노리고 있는 최지훈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코치님들에게도 조언을 많이 구하고 전력분석 팀장님도 많이 귀찮게 했다. 매 경기 뒤에서 우리를 지켜보시니까 내가 잘 됐을 때의 포인트들을 물어봤다. 올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에 주력했다. 발목 부상 이후 밸런스가 많이 무너졌는데 플로리다에서는 그 부분만 확실히 잡자고 생각했다. 잘 준비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만족은 없는 것 같다. 어제 연습경기에서도 개인적으로는 타석에서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나 빼고 다들 안타를 쳤다. 시즌이 끝나봐야 지금 내가 준비를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숭용 감독은 올 시즌 최지훈을 리드오프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지훈은 지난 시즌 1번타순에서 타율 2할2푼1리(122타수 27안타) 1홈런 9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가 은퇴를 하면 결국 최지훈이 리드오프를 맡아야 한다. 최지훈과 면담을 하면서 1년만 빨리 리드오프를 맡는다고 생각하자고 했고 최지훈도 괜찮다고 했다”라며 최지훈에게 리드오프를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최지훈은 “나는 2번타자로 똑같이 1번타자라고 생각한다. 1번타자가 조금 더 빨리 준비를 해야되는 것은 있지만 어차피 1회에만 그렇고 이후에는 결국 비슷하다. 나도 편하게 생각하려고 하고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내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숭용 감독은 KBO리그 규정 변화(피치클락, 베이스 확대, 투수 견제 제한)에 발맞춰 뛰는 야구를 구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SSG는 그동안 홈런타자들 앞세운 빅볼을 주로 구사했지만 이제는 뛰는 야구도 해야한다는 것이 이숭용 감독의 소신이다. 다만 아직 팀에 그러한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아 고민이 깊다.
최지훈은 현재 SSG 주전선수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뛰는 야구를 할 수 있는 타자다. 지난 시즌 SSG는 팀 도루 96개로 리그 7위에 머물렀고 그중 21개를 최지훈이 훔쳐냈다. 팀내 도루 1위다. 이숭용 감독이 최지훈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제 마음을 정말 편하게 해주셔서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만 하면 된다”라고 말한 최지훈은 “감독님이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뛰고 싶으면 뛰고 싫으면 뛰지 말아라’라고 해주셨다.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든든한 말이다. 장난으로 코치님에게 100번 뛰어서 50번 죽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열심히 뛰어보려고 한다”라며 웃었다.
최지훈은 “아무래도 우리 팀에는 홈런을 치는 타자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 선수들만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도 있었다. 물론 열심히 뛰어야 하지만 가끔 ‘내가 혼자 뛰면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런 고삐가 풀리는 것이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계속 뛰어다녀보겠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