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지난해 9월 열린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선수 지명을 하지 못했다.
LG는 지난해 7월 키움과 트레이드로 1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LG는 선발 투수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기 위해 이주형, 김동규 그리고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줬다. LG는 2라운드(전체 18번)에서 인천고 외야수 김현종을 지명했다. LG에 실질적인 1번째 지명권이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오프 시즌에 신인 육성에 관해 언급하며 “야수는 한 번 주전이 되면 10년 정도는 뛴다. 은퇴까지 거의 주전이다. 은퇴 시점을 앞두고 1~2년 안에 좋은 신인(야수)가 들어와서 경험을 쌓고, 주전이 은퇴하고 나면 주전이 바뀌는 편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현종에 대해 “김현종은 박해민 후계자로 키워야 한다. 김현종이 군대까지 갔다오고 4~5년 뒤에 자리를 잡고, 박해민 4~5년 뛰고 나면…”이라고 말했다. 박해민(34) 이후의 LG 중견수로 김현종의 성장 가능성을 점찍었다.
신인드래프트 당시 LG 구단은 김현종을 “공격력에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로 중장거리 타자 유형이다. 수비 범위와 타구 판단 능력, 타구 반응 속도 등 전체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고교 외야수 중에서는 최고로 평가받았다.
김현종이 스프링캠프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현종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에서 맹활약했다.
이날 LG는 신예와 백업 선수들 위주로 출장했고, 신인 김현종도 기회를 받았다. 신민재(2루수) 문성주(좌익수) 문보경(지명타자) 김성진(1루수) 김민수(유격수) 김현종(중견수) 구본혁(3루수) 김성우(포수) 손용준(우익수)이 선발 라인업으로 나섰다.
염경엽 LG 감독은 "오늘은 어린 선수들이 캠프 훈련을 통해 어떤 성과를 이루었는지, 연습 경기를 통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를 보기 위한 경기였다"고 언급했다.
김현종은 6번 중견수로 선발 출해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사구로 맹활약했다. 첫 타석 초구를 때려 홈런을 신고하더니, 결정적인 찬스에서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중간에 치명적인 수비 실책이 있었는데, 스스로 만회했다.
김현종은 2회 1사 후 NC 선발투수 김시훈의 초구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1-1 동점을 만든 홈런포였다.
김현종은 4회 1사 후 NC 투수 이준호 상대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7회는 선두타자로 나와 NC 투수 한재승의 초구를 때렸으나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외야 수비에서 실책이 있었다. 김현종은 2-2 동점인 7회말 무사 1,2루에서 중전 안타 타구를 더듬는 실책으로 1점을 허용하며 무사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NC가 1점을 더 보태 4-2로 달아났다.
김현종은 자신의 수비 실수를 타석에서 만회했다. 8회초 LG는 선두타자 문성주가 NC 투수 송명기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3-4로 따라 붙었다. 이어 문보경의 우전 안타, 1사 1루에서 김민수의 우측 2루타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김현종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 스코어를 5-4로 역전시켰다. 적시타를 친 김현종은 1루에서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선배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김현종은 경기 후 "이호준, 모창민, 최승준 코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원래 아마추어 때부터 초구 치는 걸 좋아했어서 (초구 타격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하고싶은 대로 해도 된다고 해주셨다. 경기 중에 실책도 하고 그래서 (8회)타점 상황에서 꼭 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회 첫 타석 초구 홈런을 비롯해 이날 3번째 타석까지 모두 초구에 배트를 휘둘렀다. 이어 도루 성공에 대해 "원래 주루는 감으로 뛰는 편이었는데 박용근 코치님이랑 훈련 해온 것들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종은 "연습한 게 많이 나와서 좋았다. 교정을 많이 했고 이로 인해 좋은 타구가 나와서 기분이 좋았는데 (홈런) 넘어간 건 운이 좋았다. 타격에서는 적극적인 면에서 팀과 스타일이 잘 맞는 것 같다. 주루 플레이도 엄청 과감한 것 같다. 감독님과 코치님들 덕분에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전체적으로 모두 기량이 향상된 모습이 고무적이며 오늘은 (김)현종, (구)본혁, (김)민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현종이가 (송)찬의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고 있어 찬의가 긴장해야할 것 같다. 현종이는 캠프 처음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현종이의 성장이 시범경기를 통해 어떤 모습으로까지 발전할지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신인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김현종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된 LG 외야진과 함께 훈련하는 것에 "잘하는 형들일수록 더 배울 게 많으니까 형들한테 많이 배우는 것이 첫 번째다. 물론 제가 빨리 (경기에) 뛰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천천히 열심히 해서 기본기부터 잘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형들의 모두를 배우고 싶다. 장점들이 많으셔서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배우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김현종은 지난해 11월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LG의 마무리캠프에 팀 선배들과 함께 훈련했다. 그만큼 LG 프런트가 기대치가 컸다. 캠프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대해 김현종은 "수비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없었다. 타격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폼이 조금 특이한 편이다. 폼을 바꾸지 말고 그대로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했다.
김현종은 "고등학교 시절에는 단체 운동을 많이 했는데, 프로에서는 개인에 맞춰서 운동을 했다. 필요한 것, 많이 해야 할 운동을 알게 됐다. 약점과 강점을 알게 돼 좋았다. 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이 많이 있고,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 선배들이 있어 조금 걱정이 된다. 고등학교 감독님께서 인성이나 태도에 관해 많이 신경 쓰라고 말씀해주셔서 그런 부분도 신경 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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