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김광현(36)과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의 에이스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까.
올 시즌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류현진의 복귀 소식으로 떠들썩하다. 2006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2순위)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데뷔 첫 해 30경기(201⅔이닝)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 달성과 함께 신인상과 MVP를 휩쓸었다. 한화는 류현진의 데뷔와 함께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한국 최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KBO리그 통산 190경기(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7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478억원)에 계약하며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을 따냈다. 포스팅비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342억원)를 포함하면 계약 규모는 6173만7737달러33센트(약 820억원)에 달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저스에서 7년간 126경기(740⅓이닝)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했다. 특히 FA를 앞둔 2019년에는 29경기(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2019시즌을 마치고 첫 번째 FA에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63억원)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4년간 60경기(315이닝)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1경기(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잔류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느리게 흘러가면서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이후에도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결국 친정팀 한화에 복귀하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고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며 역대 최고 대우로 금의환향했다.
류현진이 한국에 돌아오면서 류현진과 김광현의 한국 대표 좌완 에이스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7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김광현은 데뷔 첫 해 20경기(77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8이닝) 1승 평균자책점 0.00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SK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SK 에이스로 활약하며 2008년, 2010년, 2018년 우승을 일궈냈다.
2019년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 800만 달러(약 107억원)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2020년과 2021년 35경기(145⅔이닝)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더 뛸 수 있었지만 선수노조와 구단주들의 갈등으로 인한 직장폐쇄 사태가 벌어지면서 한국 복귀를 결정했고 4년 151억원으로 당시 역대 최대 계약으로 SSG에 돌아왔다.
복귀 첫 해 28경기(173⅓이닝)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활약한 김광현은 SSG로 팀명이 바뀐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도 30경기(168⅓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해 7년 연속 두자릿수 숭리 기록이 끊겼지만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356경기(2015⅓이닝) 158승 8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중이다. 김광현은 “200승에 도전하겠다”라며 남은 커리어의 목표를 내걸었다.
김광현과 류현진의 에이스 맞대결은 한국야구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에이스 매치업이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일찌감치 류현진을 개막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SSG 이숭용 감독 역시 김광현의 개막전 선발등판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광현은 지난해에도 개막전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이숭용 감독은 김광현과 류현진의 맞대결에 대해 “아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쯤은 해야하지 않을까. 선발 로테이션이 맞다면 굳이 피할 이유는 없다. 일단 (김)광현이와 상의를 해보겠지만 나는 절대 피하는 성향은 아니다. 내가 아는 광현이라면 광현이도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번 맞붙는다면 재밌을 것 같다. 흥행도 엄청 잘될테니 가능하면 인천에서 맞붙었으면 좋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광현과 류현진이 모두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다면 선발 로테이션이 일치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라면 선발 맞대결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SSG와 한화의 맞대결 일정이 김광현과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과 살짝 어긋나기 때문이다. SSG와 한화의 시즌 첫 맞대결은 개막 2연전이 끝난 직후인 3월 26일부터 29일까지의 인천 3연전이다. 이 때는 3~5선발이 등판하기 때문에 김광현과 류현진은 등판하지 않는다.
SSG와 한화의 다음 맞대결은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대전 3연전이다. 공교롭게도 이 때 역시 선발 로테이션에 변수가 없다면 3~5선발이 등판하게 된다. 5월 24일부터 5월 26일까지 열리는 인천 3연전에서는 4~1선발이 등판하기 때문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김광현과 류현진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5월말까지 두 팀 모두 선발 로테이션에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이뤄지기 어려운 전제조건이 있다.
김광현과 류현진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검승부를 벌인적이 없다. 2010년 5월 23일 대전에서 김광현과 류현진의 맞대결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결국 무산됐다. 14년 전 세기의 에이스 맞대결을 허락하지 않았던 하늘이 올해는 김광현과 류현진의 만남을 허락할까. 세기의 에이스 맞대결을 기다리는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