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박선양 기자]”팔뚝이 엄청나게 굵어졌더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국내 프로야구단들을 상대로 올 시즌 첫 도입하는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심판진과 함께 방문 중인 허구연 KBO 총재는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 총재는 “김하성의 상체를 보고 정말 놀랬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뛸 때하고는 차원이 다르게 커졌다”면서 “미국 진출 후 김하성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며 최근 그의 빅리그 활약이 당연하다고 평했다. 상체 근력이 생겨야 배트 스피드가 나오고, 그래야 시속 150km대를 넘어서 160km에 이르는 빅리그 투수들의 강속구를 쳐낼 수 있다고.
지난 스토브리그서 금전문제로 소송까지 진행하는 가운데서도 개인훈련을 충실하게 쌓은 결과가 최근의 활약으로 나오고 있는 셈이다. 김하성은 최근 시범경기에서 연일 멀티출루를 달성하며 27일까지 타율 7할5푼으로 뜨거운 방망이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역시 오키나와에서 국내구단들을 취재중인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전 감독이자 현 방송해설위원도 허총재와 같은 평을 했다. 양 위원은 “김하성이 처음 미국 진출해서 2년까지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미국 선수들의 체력을 따라가지 못해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기 버거워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스스로 혼자 독하게 트레이닝하며 근육과 체력을 키워 지금에 이르렀다. 이제는 어느 빅리거 못지 않는 체력과 근력을 지니게 된 것”이라며 김하성의 노력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허총재와 양위원은 국내에는 메이저리그가 팀훈련시간이 짧은 것만 보고 편하게 운동하는 것으로 잘 못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총재는 “빅리거들은 보통 오전 7시 정도면 클럽하우스로 출근해서 자율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개인훈련을 하고 9시부터 2시간 정도 바짝 팀훈련을 소화한다. 추신수(SSG 랜더스)가 국내로 복귀해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보여줬던 것처럼 빅리거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율훈련을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도 프로무대에서 더 성공하고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팀훈련도 중요하지만 본인들의 개인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양 위원은 “선수들이 비시즌 동안 자율훈련을 충실하게 쌓으며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고 코치들도 이론적으로 더 공부해야 한다. 개인과외는 물론 유튜브 등을 통해 나오는 야구 이론을 선수들이 항시 접하고 배우는 요즘에는 선수들보다 더 많은 정보와 야구 이론으로 무장하고 비전을 제시하며 정신적으로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코치가 돼야 한다”며 코치들도 개인적으로 노력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출산인구 감소와 함께 야구 유망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프로야구가 발전하려면 어린 선수들의 노력과 함께 그들을 지도하는 코치들의 실력도 함께 향상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