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시범경기 초반이지만 7타석 6출루로 이제는 삼진 하나 당한 것도 뉴스가 될 정도로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김하성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했다.
김하성은 지난 23일 LA 다저스전,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모두 1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이날까지 3경기 연속 멀티 출루 행진을 펼치면서 시범경기 전체 성적은 4타수 3안타(2루타 1개) 1타점 3볼넷. 타율 7할5푼에 출루율은 8할5푼7리에 달한다.
2회 첫 타석부터 김하성은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2019~2021년) 출신 우완 투수 벤 라이블리를 상대로 안타를 쳤다. 투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3구째 볼을 골라낸 뒤 4구째 73마일(117.5km) 커브를 공략해 유격수 쪽 날카로운 타구를 보냈다. 클리블랜드 유격수 타일러 프리먼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글러브 맞고 튄 공이 옆에 떨어진 사이 김하성이 1루로 가며 내야 안타가 됐다.
4회에는 눈야구를 펼쳤다. 좌완 앤서니 고스와 7구까지 갇는 풀카운트 승부를 벌여 다시 한 번 1루를 밟았다. 마지막 타석이 된 5회에는 좌완 앤서비 반다와 8구까지 간 끝에 헛스윙 삼진 아웃됐다. 이번 시범경기 7타석 만에 첫 아웃. 파울 커트 3개로 끈질기게 물고늘어진 타석이었다.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이날 경기 소식을 전하며 ‘김하성이 아웃을 당했다. 첫 2경기에서 각각 안타와 볼넷을 기록한 그는 이날 삼진을 당하기 전까지 첫 두 타석에서 다시 안타를 쳤다’고 설명했다. 삼진 하나 당한 것도 짧은 한줄이긴 하지만 뉴스가 될 정도로 김하성의 위상이 높아졌다.
다음은 이날 경기 후 김하성과 한국 취재진의 일문일답.
-3경기 연속 멀티 출루 활약을 펼쳤다.
▲ 감이 나쁘지 않은 것 같고, 괜찮은 것 같다.
-상대 투수가 KBO리그 삼성 출신 라이블리였다.
▲ 모르고 있었는데 타석에 들어가려고 할 때 (고)우석이가 알려줬다. 타석에 들어갈 때 (라이블리에게) 인사하고 그랬다.
-KBO리그 출신 투수들을 메이저리그에서 종종 만나는데.
▲ 조금 더 편하다. 익숙하고 (어떤 유형인지) 알기 때문에 편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즌 때도 마찬가지로 결과가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시범경기 타격감이 좋은 이유가 있다면.
▲ 겨울에 열심히 준비했고, 지금도 꾸준하게 루틴을 열심히 하고 있다. 시즌 때 잘하기 위해 지금 준비하는 과정이다. 시범경기라 최대한 결과에 신경 안 쓰려고 하는데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좋게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컨디션 잘 유지해서 시즌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겨울에 열심히 준비했고
-앞서 2경기에선 2타석을 치다 오늘은 3타석을 쳤다.
▲ (5회) 타석이 돌아오면 치고, 안 치면 교체되는 것이었다. 한 번 더 나가 공도 보고, 삼진을 먹긴 했지만 타석에서 대처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1회 수비 중 2루수 잰더 보가츠와 계속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떤 내용이었나.
▲ 계속 수비 부문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지금 계속 맞춰나가야 하는 시기라 신경쓰고 있다. (가르쳐주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서로 미스가 있었다. 보가츠도 2루가 처음이라 중계 플레이나 이런 데에서 서로 미스된 부분이 있어 말한 것이다. 야구에 쉬운 포지션은 없고, 보가츠는 2루가 커리어에 처음이라 조금 더 많이 복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제(26일) 고우석도 자체 청백전으로 첫 실전을 치렀는데.
▲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도 마찬가이지만 우석이 같은 경우도 경쟁을 하고 있다. 계속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처음이고, 급할 수도 있는데 멘탈이 생각보다 너무 좋은 것 같다. 잘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도 3년 전 처음 왔을 때는 경쟁하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유격수로 고정됐다.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이나 재작년처럼 지금도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내가 더 잘해야지 팀에서도 나를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ㅐ야 내가 좋아하는 팀(샌디에이고)에 있을 수 있다. 상대방과 경쟁이 아니라 나 자신과 계속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일(28일) 이정후(샌프란시스코)도 시범경기 데뷔전을 갖는다.
▲ 정후와 통화를 자주 하는데 컨디션은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시범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정후 같은 경우도 투수 공을 많이 보면서 적응 잘하면 시즌 때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얘기를 해줬다고 하는데) 내가 경험한 것을 정후가 궁긍해하면 전해주는 것이다. 거기다 샌프란시스코 코칭스태프가 2년간 (샌디에이고에서) 같이 했던 코칭스태프라서 그런 성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곤 한다.
-샌디에이고에서 2년간 함께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다시 함께하고 싶다는 뉘앙스의 코멘트를 했다.
▲ 멜빈 감독님은 나의 메이저리거 커리어를 만들어주신 분이다. 그래서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열심히 뛰었던 부분에 대해서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나도 (감독님과 한 팀에서) 다시 할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성장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해서 공개했다.
▲ 구단에서 (개막 시리즈를 위해) 서울에 간다고 많이 준비해줬다. (영상 제자에 있어) 나도 최선을 다했고, 도울 수 있는 것은 도왔다. 이렇게 신경써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의 어린 시절을 팬분들이 모르는 것도 많은데 어릴 때 사진도 많이 나갔더라. 나도 재미있게 봤다. 사진은 내가 낸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보내준 것 같다.
-영상 촬영을 위해 구단 사람들이 서울에 왔을 때 어머니가 식사 대접을 했다고.
▲ 구단 분들이 한국에 처음 왔고, 좋은 걸 보여주고 싶었다. 잠깐 온 것이지만 좋은 기억들을 안고 가게 해주고 싶어서 같이 밥도 먹고 신경을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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