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이 에이스 김광현(36)과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의 맞대결도 걱정 없다고 자신했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26일 대만 자이시 시립야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 인터뷰에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기대 반 설레임 반이었다. 어떻게 보면 물음표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느낌표로 변해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조금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캠프가 된 것 같다. 선수들에게 믿음이 생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SSG 선수단은 지난 25일 대만에 도착했다. 26일에는 가볍게 첫 훈련을 소화하며 2차 스프링캠프 훈련에 돌입했다. SSG는 오는 3월 6일까지 대만프로야구 퉁이, 푸방, 웨이취안, 라쿠텐 등과 연습경기 6경기를 치르고 3월 7일 한국으로 귀국해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이숭용 감독은 “이제 연습경기를 하는 것을 봐야겠지만 고참선수들은 새벽부터 나와서 자신의 루틴을 지켜주고 어린선수들은 어린선수들대로 연습량을 늘렸는데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타격코치도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서 힘들다고 하더라. 그정도로 선수들이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라며 열정적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KBO리그는 올 시즌 류현진의 한화 복귀로 떠들썩하다. KBO리그 통산 190경기(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한 류현진은 2012년 12월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479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다저스에서 7년간 126경기(740⅓이닝)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한 류현진은 2019년 29경기(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후 첫 FA 자격을 얻은 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65억원) 계약을 맺었다.
토론토에서 4년간 60경기(315이닝)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한 류현진은 2022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1경기(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당초 메이저리그 잔류를 더 우선으로 생각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예상보다 더 느리게 진행되면서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이후에도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결국 친정팀 한화에 복귀하는 것을 결정했다. 8년 총액 170억원 계약을 맺으면서 역대 최고 대우로 금의환향했다.
강적을 만나게 된 이숭용 감독은 “(류)현진이가 오는 것은 환영한다. 우리 KBO리그가 점점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까 궁금하기도 하다. 덕분에 한화가 날개를 달았다. 잘할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류현진의 복귀를 반겼다.
이숭용 감독이 류현진의 복귀를 반길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류현진 킬러’로 유명한 최정이 여전한 기량으로 SSG 중심타전을 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통산 2164경기 타율 2할8푼7리(7424타수 2133안타) 458홈런 1454타점 OPS .918을 기록중인 최정은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다. 류현진을 상대로는 통산 타율 3할6푼2리(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 (최)정이가 (류현진 상대로) 제일 잘쳤다고 하더라”라고 말한 이숭용 감독은 “정이 앞에 누구를 둬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물론 현진이가 잘한다. 좋은 선수고 퀄리티가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건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맞붙었을 때 우리 나름대로의 전략을 가지고 우리 내실만 탄탄하게 다진다면 누구든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추)신수도 있고 (김)광현이도 있다. 현진이 같은 선수가 2명이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광현은 류현진과 함께 KBO리그를 양분했던 특급 좌완에이스다. KBO리그 통산 356경기(2015⅓이닝) 158승 8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해 35경기(145⅔이닝)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30경기(168⅓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해 7년 연속 두자릿수 숭리 기록이 끊겼지만 올 시즌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김광현과 류현진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맞대결을 벌인적이 없다. 2010년 5월 23일 대전에서 김광현과 류현진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결국 세기의 에이스 맞대결이 무산됐다.
김광현과 류현진의 맞대결에 대해 이숭용 감독은 “아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쯤은 해야하지 않을까. 선발 로테이션이 맞다면 굳이 피할 이유는 없다. 일단 광현이와 상의를 해보겠지만 나는 절대 피하는 성향은 아니다. 내가 아는 광현이라면 광현이도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번 맞붙는다면 재밌을 것 같다. 흥행도 엄청 잘될테니 가능하면 인천에서 맞붙었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